[비즈한국] 현존 최고 전투기인 F-35, F-22, J-20 등을 우리는 ‘5세대 전투기’라 부른다. 5세대 전투기는 이전 세대 전투기와 공중전에서 일방적으로 승리하는 것이 상식처럼 통용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를 뛰어넘는 6세대 전투기, 일명 ‘36011’의 비행을 최근 중국이 공개했다. 이 전투기는 무엇이며,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분석했다.
지난 26일 크리스마스 다음 날, 중국의 SNS 플랫폼 웨이보(Weibo)를 중심으로 여러 장의 사진과 동영상이 올라왔다. 중국 청두에서 J-20S 스텔스 전투기와 함께 비행하는 정체불명의 전투기 모습이었다. 여러 전문가들은 이 전투기가 세계 최초로 공개된 6세대 전투기의 시제기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36011’이라는 기체 번호가 부여된 이 정체불명의 시제기는 6세대 전투기의 특징을 갖고 있다. 장거리 비행, 초고성능 스텔스 기능, 발전된 전자전 장비 탑재 등이 언급되고 있지만, 대부분은 추정에 불과하다. 다만 과거 미국의 전투기 디자인을 그대로 모방하거나 러시아와 미국의 전투기 개념을 혼합했던 중국의 방식과 달리, 이번에는 독특하고 흥미로운 디자인을 채택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가장 먼저 주목할 점은 비행기의 형상이다. 이 전투기는 꼬리날개(Tail wing)가 없는 마름모 모양으로, 이는 레이더 전파를 반사하는 데 가장 적합한 형상이다. 꼬리날개가 없어지면 스텔스 성능이 크게 향상되지만, 방향 전환이 어려워지는 문제가 있다. 36011은 주날개에 10개의 플랩(Flap)을 장착해 이를 해결한 것으로 보인다.
플랩은 비행기의 상승, 하강, 방향 전환 시 양력을 조절하는 장치로 거의 모든 비행기에 장착되어 있다. 그러나 36011처럼 10개의 작은 플랩을 달고, 일부를 에어 브레이크(Air Brake)로 사용하는 것은 매우 독특한 방식이다. 이는 꼬리날개가 없는 설계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스텔스 성능을 극대화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5세대 전투기보다 레이더 탐지 확률을 크게 줄인 것으로 추정된다.
두 번째로 살펴볼 점은 비행기의 크기와 착륙 장치(Landing Gear)이다. 36011은 J-20S와 함께 비행했으며, J-20S와 비슷하거나 약간 큰 크기로 보인다. 동체는 더 두꺼워 보이며, 착륙 장치의 디자인이 매우 특이하다. 이 전투기의 착륙 장치는 세 개의 장치 각각에 두 개의 타이어를 장착했으며, 특히 두 개의 메인 착륙 장치는 앞뒤로 배치되어 있다. 이는 36011이 단순한 공중전 전투기가 아니라 장거리 공격 능력을 가진 전투 폭격기임을 시사한다. 만약 이 추정이 맞다면, 36011은 JH-7 전투 폭격기를 대체할 ‘JH-36’ 전투 폭격기일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으로, 세계 최초의 ‘3발 엔진 전투기’라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기존 전투기들은 단발 또는 쌍발 엔진을 사용했지만, 36011은 세 개의 제트 엔진을 장착했다. 엔진 공기 흡입구는 동체 하부에 두 개, 상부에 하나로 배치되어 있다. 이러한 설계는 지금까지 실제 비행에 사용된 적이 없는 형태다.
왜 엔진이 세 개나 필요했을까? 엔진 수가 많아질수록 추력은 증가하지만, 무게와 연비 문제로 쉽게 선택하기 어려운 방식이다. 한 가지 가능성은 중국이 6세대 전투기의 핵심 기술인 ‘적응형 사이클 엔진’(Adaptive Cycle Engine)을 개발하지 못해 세 개의 엔진을 탑재했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엔진은 속도와 고도에 따라 최적의 연비를 제공하는 기술로, 6세대 전투기의 필수 요소로 꼽힌다.
36011의 세 개의 엔진은 상황에 따라 선택적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엔진 방식과 유사하다.
종합적으로 볼 때, 36011 전투기는 일종의 전투 폭격기로, 중국 본토에서 괌이나 일본에 배치된 스텔스 전투기나 극초음속 미사일을 타격하는 임무를 수행할 가능성이 있다. 5세대 전투기의 기술 수준의 엔진을 사용하고 있지만, 36011은 세계 최초로 공개된 6세대 전투기로 간주될 수 있다.
미국 역시 이 도전에 대응하지 않을 리 없다. 미국은 이미 2018년에서 2020년 사이에 6세대 전투기 프로토타입 ‘NGAD 기술실증기(Demonstrator)’를 제작하고 비행했지만, 현재까지 실제 비행 모습은 공개되지 않았다.
5세대 전투기의 경우, 미국의 YF-22가 처음 비행한 1990년과 중국의 J-20이 처음 비행한 2011년 사이에 20년의 격차가 있었다. 그러나 6세대 전투기에서는 이 격차가 불과 4~6년으로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중국의 국방과학기술력이 얼마나 빠르게 발전했는지를 알 수 있다.
중국의 6세대 전투기 공개는 세계 방위사업 시장과 항공우주 기술 업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앞으로 미국이 중국의 새로운 전투기에 어떤 대응을 할지 주목해야 할 것이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wir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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