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한 달 월급 400, 집주인에 200”…서울 세입자 눈물 [부동산+]

2025-10-06

월세 100만 원 이상 거래, 전체의 47.2% 차지

서울 마포구에 사는 30대 직장인 아빠 김모(37)씨는 매달 월급 400만 원을 받는다. 하지만 그중 절반 가까운 180만 원을 월세로 내고 있다. 전세로 살던 집주인이 갱신을 거부하면서 새 전세를 알아봤지만, 전세 대출 규제가 강화된 탓에 보증금을 마련할 길이 막혔다. 결국 반전세 대신 월세 계약을 택했지만, 생활은 빠듯해졌다.

김씨는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니는데 교육비며 생활비까지 감당하려면 사실상 저축은 꿈도 못 꾼다”며 “매달 집세를 내고 나면 남는 게 없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전세 제도가 흔들리면서 임차인들은 월세로 몰리고 있다. 문제는 임대차 시장이 빠르게 ‘월세 대세화’로 재편되는 와중에, 집값마저 다시 불붙고 있다는 점이다.

7일 KB부동산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는 129.7로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수도권도 130.1로 역대 최고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전국 주택 월세 비중은 62.2%로 지난해 같은 기간(57.4%)보다 4.8%포인트 늘었고, 아파트 월세 비중도 46.8%에 달했다.

서울 아파트 임차인 절반 가까이가 월세 100만 원 이상을 내고 있는 현실도 드러났다. 올해 1~9월23일 서울 월세 거래 4만5000여 건 중 47.2%가 100만 원 이상이었다.

정부가 지난달 7일 공급 확대 방안을 내놨지만 서울 아파트값은 오히려 오름폭을 넓히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다섯째주(2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27%로 전주(0.19%)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서울 아파트값은 최근 4주 연속 (0.08%→0.09%→0.12%→0.19%→0.27%) 오름세를 이어갔다. 특히 성동구(0.78%), 마포구(0.69%), 광진구(0.65%), 용산구(0.47%) 등 이른바 ‘한강 벨트’ 지역에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부동산원은 “재건축 단지와 역세권·대단지 등 선호 단지에 매수세가 유입되며 거래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더 확대될 경우, 국토교통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 추가 지정이나 수요 억제 대책을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결국 전세사기와 대출 규제에 떠밀린 임차인들은 월세로 몰리고, 그 월세마저 급등하면서 주거비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동시에 집값은 공급 대책에도 불구하고 한강벨트를 축으로 오름폭을 키우고 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정부의 안정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전세대출 보증비율 축소 등으로 전월세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만큼 임대차 시장은 가격 상승 압력이 지속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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