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도 완치도 어려운 '침묵의 살인자'…이 증상 나타나면 '빨간불'

2025-10-07

긴 추석 연휴, 오랜만에 가족들이 모여앉아 이야기를 나눌 때 빠지지 않는 주제가 건강입니다. 특히 건강에서 빼놓을 수 없는 문제가 사망 원인 1위, '암(癌)'입니다. 영유아기부터 노인기까지, 생애 전반에 걸쳐 내 건강을 위협하는 불청객이자 최대 관심사이기도 하고요. 중앙일보가 서울아산병원 의료진 도움말을 받아 명절 기간 살펴볼 6대암 예방법을 연재합니다. 다섯번째는 민사홍 서울아산병원 위장관외과 교수가 말하는 위암입니다.

위암은 한국에서 많이 발생하는 암 중 하나다. 국내 위암 발생률은 매년 10만 명당 50~60명 정도로, 미국의 약 10배다. 재발률 역시 20%로 매우 높은 편이다. 이미 진행된 뒤 발견한 위암은 위절제술과 함께 항암 치료가 필요하다. 삶의 질이 현저히 떨어지고 재발률도 높아 완치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조기에 발견한 위암은 내시경 시술만으로 완치할 수 있다. 빠른 진단이 위암 치료에 매우 중요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조기 위암은 알아차리기 힘들다. 대부분 자각 증상이 별로 없거나 매우 경미하기 때문이다. 종양 크기가 커지면서 소화불량이나 복통, 구토, 흑색 변, 체중감소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위염·위궤양·십이지장궤양 증상과 큰 차이가 없어 위암을 의심하기 쉽지 않다. 그나마 정기적인 건강검진 영향으로 조기 위암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 위암 환자의 약 40%는 내시경 점막하 박리술로 치료한다. 이는 복부 절개 없이 내시경만으로 암 병변을 절제하는 시술이다.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른 장점이 있지만, 일부 조기 위암 환자에게만 적용할 수 있다.

진행성 위암 되면 수술 어렵고, 재발률↑

조기 위암을 넘어 진행성 위암으로 진단되면 수술·항암 치료 두 가지 방법을 쓴다. 수술로 완전 절제가 가능한 진행성 위암은 문제가 있는 곳을 완전히 절제하고, 2기 이상 환자에 추가 항암 치료를 하는 게 원칙이다. 절제가 불가능하거나 다른 장기로 전이된 암은 수술할 수 없다. 항암 치료만 가능하다.

드물지만 항암 치료 효과가 매우 좋아 전이 병변이 사라진 경우 수술을 진행할 때도 있다. 다만 수술과 항암 치료를 병행해도 조기 위암보다 재발률이 높은 편이다. 조기 발견이 중요한 이유다.

진행성 위암은 종양의 상부 경계에서 5~6cm 이상 절제하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1cm 이내로 잘라내도 재발률에 큰 차이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나왔다. 복강경이나 로봇 수술이 보편화하면서 최소 침습(절개 부위를 줄여 신체 손상 최소화) 수술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앞으론 환자들의 삶의 질을 더 높여줄 수 있는 치료법이 나올 수 있는 셈이다.

태운 음식 피해야…40대 이후엔 내시경

위암은 한 가지 원인 때문에 발생하는 게 아니다. 오랫동안 위 점막이 꾸준히 손상되거나 발암물질에 따른 자극이 반복되면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주요 발생 요인은 식습관, 그리고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이다. 단백질·지방보다 탄수화물 섭취가 많은 식사, 검게 태운 음식, 소금에 오랫동안 절인 음식 등이 위험하다. 위내시경 검사 후 나오는 만성 위축성 위염이나 장상피화생(위 내 염증이 오래 이어져 정상적인 위 점막 대신 소장·대장 점막처럼 바뀌는 증상) 소견도 위암 고위험군에 속한다.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위암도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단백질·지방·탄수화물을 골고루 섭취하고, 가능하면 싱겁게 먹는 식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고기나 생선을 검게 태우거나 소금에 절여 먹지 않는 게 좋다. 신선한 과일이나 채소를 자주 먹어야 한다. 방부제 등 화학물질이 첨가된 식품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40대 이후부터 위암 발병률이 급격히 늘어난다. 40세를 넘어서면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최소 2년에 한 번씩 위내시경 검사를 받는 게 좋다. 만성 위축성 위염이나 장상피화생 등을 가진 고위험군은 해마다 위내시경을 받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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