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영아 돌연사 47명…"폭신한 침구류 쓰면 질식 위험"

2025-10-08

전년보다 2명 늘어…영아 사망의 8.3% 차지

전문가들 "독립된 아기 침대에 똑바로 눕혀 재워야"

돌 이전에 갑자기 숨진 아기가 지난해 50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국가데이터처의 '2024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영아돌연사증후군 사망자는 47명으로 전체 영아 사망(출생 후 1년 이내 사망) 원인의 8.3%를 차지했다.

전년보다 사망자 수가 2명 늘었고, 영아 사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0.3%포인트 높아졌다.

영아 돌연사 증후군은 출생 전후기에 기원한 특정 병태(45.2%), 선천 기형, 변형 및 염색체 이상(18.4%)에 이어 영아 사망 원인 3위를 차지했다.

인구 10만명당 사망률은 20.4명이다.

영아 돌연사 증후군은 만 1세 미만 아기가 예상치 못하게 숨졌으나 원인을 특정할 수 없는 경우를 가리킨다. 상당수가 수면 중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안전한 수면 환경 조성을 통해 영아 돌연사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돌연사를 완벽히 예방할 수는 없지만 질식으로 추정되는 사망은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대어린이병원 문진수 교수는 "아기를 부모와 한 침대에서 재우거나 엎어 재우는 것, 아주 푹신한 이불을 쓰는 것 등은 급사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며 "엄마나 아빠 등 보호자가 흡연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기는 목을 잘 가누지 못하고 호흡하는 힘도 약하기 때문에 푹신한 이불이 코를 덮거나 함께 자던 보호자가 몸을 누르면 숨을 쉬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에서는 1994년 '아기 똑바로 재우기 캠페인'이 시작된 후 영아 돌연사가 큰 폭으로 감소하기도 했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도 영아 돌연사 예방을 위해 돌 이전의 아기는 똑바로 눕혀서 재우고 푹신한 침구류를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한다.

또 아기를 부모와 같은 침대에서 재우지 말고, 아기가 뒤집기를 할 수 있게 되면 포대기(속싸개)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고도 강조한다. 아기의 자세를 고정하는 베개 받침을 사용하는 것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게 학회의 지침이다.

경북대 의대 권정은 교수 등이 최근 대한소아응급의학회지에 게재한 '수면 관련 영아 돌연사 및 수면 환경 요인 분석'에 따르면, 2013년 9월부터 2020년 8월 사이 수면 중 질식 또는 심정지로 경북대 어린이병원 소아응급실을 방문한 연구 대상 영아 12명은 모두 독립된 아기 침대를 사용하지 않았다. 3명은 역류방지 쿠션이나 소파에서 잠든 것으로 나타났다.

12명의 아기는 모두 바로 누운 자세에서 수면을 시작했으나 8명이 엎드린 자세 또는 침대와 벽 사이에 낀 상태로 발견됐다.

연구진은 "수면 환경은 영아 돌연사와 연관되고 푹신한 침대와 침구, 베개, 소파 등은 영아 돌연사 증후군의 위험을 높인다"면서 "충돌 방지를 위한 유아용 쿠션 패드도 오히려 수면 중 질식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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