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이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의 사건 처리 기간이 지연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반박하고 나섰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15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열린 정례 기자회견에서 지난 2021년 수사권 조정 이후 검·경의 사건 처리 기간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는 언론보도와 관련해 “통계 산출 방식이 불명확하다. 오히려 경찰의 사건 처리 기간은 최근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대검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사건 평균 처리 기간이 전년 대비 100일 가까이 늘어난 312.7일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이는 전국 28개 지방검찰청 및 지청에서 처분된 사건 중 경찰 송치사건과 검찰이 직접 수사한 사건(구속·불구속)을 모두 포함했다는 수치라고 했다. 이 통계를 보면 전체 사건 평균 처리 기간은 2020년 142.1일이었는데, 2021년 168.3일, 2022년 185.8일, 2023년 214.1일로 매년 늘었다.
경찰청은 이 통계가 검찰이 직접 수사한 기간이 포함됐고 산출 근거가 불명확한 데다가 실제 경찰이 파악한 수치와 다르다고 반박했다. 경찰청은 지난해 경찰이 사건을 접수해 종결한 사건의 처리 기간이 평균 56.2일 걸렸다고 밝혔다. 검찰로 송치된 사건만 보면 49.8일이었다.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가 있는 경우 처리 기간은 82.3일이었다고 했다. 여기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등에 제출된 검찰의 사건 처리 기간 24.8일을 단순히 더해보아도 대검 통계에 비해 절반 가까이 적은 156.9일이 나온다고 했다.
경찰은 사건 처리 기간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의 사건 처리 기간은 수사권 조정 이전인 2020년 55.6일에서 2022년 67.7일까지 늘었으나 이후 감소하기 시작해 지난해 56.2일, 올해 8월 기준 54.4일까지 줄었다고 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경찰 수사에 대한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가 있거나, 이런 요구가 여러 차례 반복되는 사건은 전체 처리 사건 중 극소수다”라며 “경찰은 수사준칙에 따라 사건을 접수한 뒤 늦어도 1년 안에 종결하도록 하고 있고, 평균 사건 처리 기간이 매년 감소하고 있는 것은 ‘6개월 이상’ 장기 사건이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유 직무대행은 “그동안 경찰에서 수사 역량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았다”며 “최근 마련한 ‘수사 역량 강화 종합로드맵’을 충실히 이행해 국민에게 신뢰받는 수사기관이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