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킨케어와 홈뷰티 디바이스 중심으로 성장해온 K뷰티 산업이 병·의원 전용 의료기기 사업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고부가가치 시장인 메디컬 에스테틱 분야 진출이 늘면서 화장품 기업이 단순 뷰티 브랜드를 넘어 영역을 넓히려는 흐름이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아토팜·제로이드 등 브랜드를 운영 중인 뷰티 기업 네오팜은 올해 8월 말 기준 ‘힐로웨이브(HILOWAVE)’라는 바이오스티뮬레이터 의료기기를 약 300개 의원에 공급 완료했다. 힐로웨이브는 식약처 4등급 의료기기 허가를 받은 듀얼 히알루론산 기반 바이오 스티뮬레이터로, 보습·탄력·자연스러운 볼륨 효과를 제공해 차별화된 안전성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네오팜은 올해 말까지 1000개 병·의원에 힐로웨이브를 확대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네오팜은 올해 4월 하이어코퍼레이션과 힐로웨이브(HILOWAVE) 독점 판권 계약을 체결하며 바이오스티뮬레이터 시장에 진출했다. 당시 네오팜은 자사 브랜드인 제로이드가 이미 보유 중인 3000~3500개 병·의원을 중심으로 유통망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대해 네오팜 관계자는 “제로이드는 지금까지 더모 코스메틱 제품인 화장품과 MD-2등급 의료기기만 운영했으나, 올해 4등급 의료기기인 힐로웨이브를 시작으로 추가 라인을 확장할 계획”이라며 “보습제를 중심으로 한 스킨케어 브랜드에서 스킨부스터 시장까지 아우르는 고기능 메디컬 에스테틱 브랜드로 제로이드의 사업 영역을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피알도 최근 IR(기업설명회)을 통해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병원용 의료기기 에너지 디바이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현재 병원용 의료기기 에너지베이스 디바이스는 전임상과 (의료기기) 인증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며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스킨부스터 디바이스의 의료기기 인증 4등급 획득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병·의원 전용 MD크림/로션 판매 사업에 뛰어드는 뷰티 기업도 늘고 있다. MD크림은 상처를 입거나 손상된 피부를 보호하기 위한 창상피복재로, 2등급 의료기기(Medical Device)로 분류된다. 현재 에스트라, 제로이드, 셀퓨전씨, 피지오겔, 이지듀 등이 병·의원 채널에서 유통 중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화장품 업계가 새로운 성장 돌파구를 찾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해 K뷰티의 글로벌 시장 성장세를 가속화하겠다는 취지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메디컬 에스테틱 시장은 2017년 이후 매년 평균 10%를 웃도는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병·의원 시장은 진입 장벽은 높지만 일단 공급망을 확보하면 안정적 매출이 가능하다”며 “특히 최근 슬로우에이징·안티에이징에 대한 수요가 가파르게 늘며 화장품을 넘어 메디컬 에스테틱 시장을 찾는 흐름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