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추석 연휴는 길다. 개천절과 한글날이 앞뒤로 붙어서 ‘빨간 날’이 장장 7일간 이어진다. 국토교통부는 연휴 기간 3218만명이 이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고속도로 교통 체증이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장거리 운전이 아니어도 휴게소를 들를 수밖에 없다.
휴게소에 내리면 뭐라도 먹어야 한다. “비싸다” “맛없다” “양이 적다” 불만이 없는 건 아니지만, 모든 휴게소 음식이 다 그런 건 아니다. 찾아보면 의외의 별미를 맛볼 수 있다. 무엇보다 한국도로공사가 휴게소 음식 개선에 진심이다.
지난해 한국도로공사는 ‘휴게소 음식 페스타’를 개최했다. 휴게소 음식 품질 향상과 지역 상생을 위해 처음 시도한 이벤트다. 올해 페스타는 지난 7월 15일 열렸다. ‘국내산 농산물을 활용한 휴게소 대표 음식’을 주제로 15개 음식을 최종 선정했다. 이들 페스타 수상작을 중심으로 올 추석 명절 휴게소 대표 음식을 소개한다. 어차피 긴 귀성길이다. 쉬엄쉬엄 가다 보면 그리운 고향이다.

올해 페스타에서는 경기도 용인 죽전휴게소(서울 방향)의 ‘용인 성산한돈 뼈해장국(1만1000원)’이 대상을 거머쥐었다. 한국도로공사는 “90일 동안 한약을 먹여 키운 용인의 성산 포크만 사용한 점이 눈에 띈다”며 “국물 맛이 진하고 양도 넉넉하다”고 평가했다. 순지오이지, 원삼 느타리 무침 등 지역 식재료로 만든 밑반찬도 차별화한 요소다.

최우수상은 2개 휴게소 음식이 공동 수상했다. 먼저 전북 익산 미륵사지휴게소(천안 방향)의 ‘마마텐동(1만원)’이 꼽혔다. 바삭한 튀김에 감칠맛 나는 특제 간장이 조화를 이룬 튀김 덮밥이다. 익산의 명물 서동마, 낭산 고구마를 비롯해 새우와 팽이버섯, 달걀, 김 등을 바삭하게 튀겨낸다.
경북 칠곡휴게소(부산 방향)의 ‘왜관 수제 소시지 부대찌개(1만1900원)’도 최우수상을 받았다. 칠곡에는 한국전쟁 때 들어선 왜관수도원에서 독일 전통 방식으로 소시지를 만들어왔다. 부대찌개에 바로 그 소시지를 넣는다.

서울 만남의광장휴게소(부산 방향)의 ‘말죽거리 한돈 동파육 덮밥(1만원)’, 강원도 홍천휴게소(서울 방향)의 ‘옥수수 영양밥 정식(1만2000원)’, 전남 함평나비휴게소(무안 방향)의 ‘낙돼불패(1만3000원)’는 우수상으로 선정됐다. 이 밖에 경기도 안산휴게소의 ‘대부도 포도고추장 보자기 비빔밥(1만4000원)’, 경북 경주휴게소(부산 방향)의 ‘경주한우물회(1만4000원)’ 등 지역색을 살린 9개 음식은 장려상을 받았다.
시간이 촉박하거나 비용이 부담스럽다면 알뜰 간식을 추천한다. 208개 휴게소에서 3500원 이하로 파는 간식 10종류도 제법 든든하다. 호두과자·닭꼬치·소떡소떡이 대표적인 알뜰 간식이다. 한국도로공사는 올해 들어 우동을 ‘실속 상품’으로 분류해 전국 휴게소에서 5500원 이하로 팔도록 가격을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