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장과 수트를 벗는 ‘캐주얼 프라이데이’를 넘어 신발까지 벗어던지라는 미국 실리콘밸리 회사들이 늘고 있다. 신발을 벗어 편한 환경에서 직원들의 집중력과 사기를 높이기 위한 새로운 복지 트렌드다.
‘신발 벗고 일하기’는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들은 이미 발 빠르게 도입했다. 샌프란시스코의 AI 스타트업 커서(Cursor), 오픈AI가 지원하는 언어 학습 앱 스픽(Speak), 크리에이터 비즈니스를 돕는 플랫폼 홉(Whop) 등은 직원들이 양말만 신거나 슬리퍼를 신고 사무실을 오갈 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영국 등 유럽 스타트업 기업들로도 확산되는 추세다.
“사무실은 본질적으로 스트레스가 많은 공간입니다. 신발을 벗는 것 같은 작은 변화가 직원들을 더 편안하게 하고, 그만큼 창의력을 높여준다면 당연히 시도할 가치가 있죠.”
스킨케어 스타트업 헬로스킨(helloSKIN) 설립자 나탈리 제임스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물론 회사들이 맨발 근무를 권하는 건 아니다. 위생 문제를 고려해 화장실 등에서는 반드시 신발을 신도록 규정한다. 전문가들은 이런 정책이 직원들을 더 편안하고 평등한 분위기 속에서 일하게 만들어 생산성과 창의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한 링크드인 이용자는 “신발을 벗으면 창의성은 올라갈지 몰라도 발 냄새를 참을 사람은 없을 겁니다. 차라리 편한 신발을 신으세요. 발가락을 자유롭게 하고 싶다면 발가루나 동료들을 위한 대비책은 필수”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문제도 있다. 직장에서 남성은 대체로 격식을 덜 차려도 괜찮게 여겨지지만, 여성은 얼마나 ‘전문적’으로 보이느냐에 따라 평가받는 경우가 많다. 신발을 벗는 문화가 비전문적으로 보인다는 인식을 가진 세대가 있어, 젊은 직원과 기성세대 사이의 인식 차이가 새로운 갈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