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겨내려고 했다”…역전 시발점 된 김태연의 홈런, 답답함까지 함께 날렸다

2025-03-28

김태연(28·한화)은 지난 22일 KT와 수원 개막전에서 시즌 첫 안타를 뽑았다. 23일 KT전에는 ‘멀티 히트’로 좋은 타격감을 이어갔다. 하지만 25일부터 잠실에서 치른 LG 3연전에서 11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김태연은 28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KIA와 홈 개막전에서도 2회 첫 타석에서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난 뒤 0-1로 뒤진 4회 1사 1·2루에서 병살타를 쳐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유격수와 2루수 사이를 꿰뚫는 안타가 될만한 타구였지만, 상대 2루수 김선빈의 좋은 위치 선정에 막혔다.

13타수 연속 무안타로 침묵하던 김태연의 방망이는 3번째 타석에서 깨어났다. 김태연은 0-2로 밀리던 7회 2사에서 KIA 전상현의 몸쪽 슬라이더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기는 추격 솔로포를 터트렸다.

타격 직후 홈런임을 직감한 김태연은 잠시 타구를 바라본 뒤 1루 더그아웃과 홈팀 관중석을 향해 포효하며 배트를 내던졌다. 5연패 그림자가 드리웠던 한화에 다시 생기가 돌기 시작한 순간이다.

김태연의 귀중한 ‘한 방’으로 막힌 혈이 뚫린 한화는 KIA 불펜을 끈질기게 괴롭혀 7회에만 5점을 뽑았다. 8회에도 흐름을 이어간 한화는 이도윤의 적시타 등으로 2점을 추가했다. 한화는 이날 7-2로 역전승하며 신구장 첫 경기 승리를 거머쥐었다.

김태연은 앞서 17일 신구장 볼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시범경기에서도 홈런을 때린 경험이 있다. 경기 후 김태연은 ‘신구장과 잘 맞는 것 같다’는 취재진의 말에 “나도 그렇게 느꼈다”며 밝게 웃었다.

김태연은 평소보다 큰 세리머니를 한 이유에 대해 “그동안 결과가 안 좋다 보니까 답답한 게 많았다. 안타라고 생각했던 타구가 김선빈 선배님에게 잡히고 난 뒤엔 웃음이 나더라. ‘누가 이기나 해보자’라고 생각하면서 이겨내려고 했다”며 “답답한 상황에 홈런이 나와 자연스럽게 감정이 올라왔다”고 말했다.

외야수로 2025시즌을 준비한 김태연은 라인업 변화가 컸던 이날 1루수로 기용됐다. 오랜만에 내야로 들어온 그는 6회 2사 1루에서 최형우의 선상 타구를 잡아내는 호수비로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채웠다. 선발 코디 폰세의 부담을 덜어준 안정적인 수비였다.

김태연은 수비 위치가 바뀌면 타격에 영향을 받지 않냐는 물음에 “몇 년 동안 그렇게 했는데 이젠 좀 이겨내야 한다”며 “그걸 못 이겨내면 내가 경기에 나갈 실력이 부족한 것”이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김태연은 지난해 126경기 타율 0.291, 12홈런, 61타점, OPS 0.799로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올해도 한화 타선에서 비중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는 “이번 경기를 계기로 모두 자신감을 갖고 타석에 임하면 더 활발한 공격이 이뤄질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