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혁명은 근대 자본주의 사회로의 이행 과정에서 봉건제, 절대군주제를 타도하고 부르주아가 헤게모니를 쥔 사회를 건설하는 정치적, 사회적 혁명을 의미한다. 세계 3대혁명은 영국,미국,프랑스의 시민 혁명을 말한다. 절대왕정을 폐지하고 시민의 권리를 강화한 것은 모든 사람이 자유롭고 평등하다는 사고에 기반한다. 1917년 발발한 러시아 혁명은 프롤레타리아 혁명이라는 점에서 부르주아 혁명과는 궤를 달리하는데, 20세기 역사상 전 지구촌에 걸쳐 가장 강력하고도 광범위한 영향을 끼쳤다. 소련의 붕괴 이후 공산주의는 현실에서는 실패한 이념으로 귀결되었으나, 러시아 혁명은 어쨋든 차르와 귀족 중심의 지배구조를 철폐하면서 유럽권의 만년 후진국 러시아가 세계 첫 공산주의 국가로 등장한 사건이다. 중국에서는 BC 221년 진나라 시황제가 등극한 이래 2000년 넘게 유지되던 황제 자리를 없애버린 1911년 신해혁명 또한 기념비적인 일대 사건이다. 지금은 민주주의가 다 정착되고 실현된것 같아도 지구촌을 둘러보면 갈 길은 멀고 험난하다. 지금도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는 헌법상에서나 존재하는 형해화 한 봉건적 권력이나 군사독재정부가 장악한 국가들이 수두룩하다.
이학수 정읍시장과 박일 시의장을 비롯한 정읍시 대표단이 최근 독일 튀링겐주 뮐하우젠시를 방문, 눈길을 끌었다. 이번 방문은 독일 농민전쟁 500주년 기념 행사를 즈음해 세계 혁명도시 간 연대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서 추진됐다. 뮐하우젠은 1524년 독일농민전쟁의 중심지인데, 종교개혁가이자 혁명가였던 토마스 뮌처가 농민들과 함께 봉건제후에 맞서 농민봉기를 일으킨 곳이다. 종교개혁가 마르틴 루터가 농민들과 견해를 달리하면서 농민들의 리더로 등장한 이가 바로 토마스 뮌처다. 이 봉기에는 무려 30만 명의 농민이 참가했으나 결국 10만 명 이상이 희생되면서 종결됐다. 1894년 발발한 동학농민혁명과 독일농민전쟁은 무려 370여 년의 시차가 있으나 가혹한 세금과 토지 수탈로 인해 발생한 농민들의 저항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 일본에서도 농민의 봉기로 인해 참혹한 일이 벌어졌다. 때는 1637년 일본 규슈 북부의 시마바라에서 발생한 민중봉기로 인해 농민 3만7천여 명이 죽었다. 영주가 백성들에게 무거운 세금을 부과하면서 혹독한 수탈을 시작했고, 더불어 가톨릭을 탄압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세금을 내지 못한 주민에게 짚단으로 만든 옷을 입혀 불을 붙이는 잔혹한 형벌을 내렸고, 가톨릭교도들을 펄펄 끓는 온천에 집어던져 죽이기까지 했다고 하니 농민전쟁이 나는 것은 너무나 당연했다. 정읍시는 오는 5월 10일 동학농민혁명기념제와 함께 제4회 세계혁명도시연대회를 개최할 예정인데 이번 회의에는 뮐하우젠뿐만 아니라 아일랜드 코크, 브라질 칸우두스, 일본 시마바라 농민봉기 관련 전문가와 도시 관계자들이 참가한다. 혁명도시 연대를 통해 정읍시가 국제무대에 어떻게 각인될지 궁금하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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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도시 연대나선 정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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