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 방산주 배제, 첨단기술 기업에 집중
드론·AI·우주방위 기업 중심 포트폴리오
2주간 13% 상승, 초기 투자 매력도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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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현영 기자 =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 파괴적 혁신을 표방한 새로운 투자상품이 등장했다. 테마형 ETF 전문 운용사 디파이언스(Defiance ETFs)가 지난 9월 26일 출시한 '디파이언스 드론 & 모던 워페어 ETF(종목코드: JEDI)'는 영화 '스타워즈'의 제다이(Jedi)를 연상시키는 티커만큼이나 파격적인 전략을 취하고 있다.

JEDI의 가장 큰 특징은 록히드 마틴(LMT)이나 노스롭 그루만(NOC) 같은 전통적인 방위산업 대기업을 의도적으로 배제했다는 점이다. 대신 드론, 인공지능(AI), 우주방위 등 차세대 군사기술에 특화된 기업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이는 거대한 전투기와 항공모함 중심의 전통 방산업에서 벗어나, 군집 드론과 AI 알고리즘이 주도하는 미래 전쟁에 투자하겠다는 전략적 선택이다.
출시 초기인 현재 총 운용자산 규모는 1815만 달러에 불과하며, 보유 종목은 27개로 집중도가 높다. 연간 수수료는 0.69%로 일반적인 ETF보다 높은 편이지만, 테마형 ETF의 특성을 고려하면 합리적인 수준이다. 출시 당일 24.94달러로 시작한 주가는 9일(현지 시각) 28.18달러까지 오르며 2주간 12.99%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만 9일 종가는 27.44달러로 전일 대비 2.08% 하락 마감하며 변동성을 보였다.
◆ 미 국방정책 대전환과 맞물린 타이밍
JEDI의 출시는 미국 국방정책의 근본적인 전환점과 절묘하게 맞물려 있다. 올해 7월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미군 군용 드론 지배력 강화' 정책을 발표하면서, 미국 정부는 드론 생산 가속화와 우주 방위 역량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다.

이 정책의 핵심은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고가의 전통적 무기 플랫폼 대신 민첩하고 저비용인 무인 시스템을 대량으로 구축하는 방향으로 국방 전략이 재편되고 있다. 특히 미국산 드론을 우선시하고, 최전선 부대에 무인 시스템을 신속하게 구매·배치할 수 있는 권한을 대폭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러한 정책 전환은 단순한 조달 방식의 변화를 넘어선다. 드론과 우주전 분야에서 급속도로 성장하는 중국의 영향력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이 보여준 결정적 역할은 각국 정부에 생생한 교훈을 남겼고, 이는 차세대 군사기술에 대한 투자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 엄격한 선별 기준과 체계적 운용 방식
JEDI ETF는 'BITA 드론 & 모던 워페어 셀렉트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운용 방식을 채택했다. 이 벤치마크 지수는 선진국 시장의 공인된 글로벌 거래소에 상장된 기업 중 총 매출의 50% 이상을 특정 차세대 방위기술 분야에서 창출하는 기업만을 포함한다.

지수 편입 대상이 되는 핵심 분야는 군용 드론, 무인 시스템, AI 기반 전쟁 및 국방 IT, 전자·통신전, 정보·감시·정찰(ISR), 우주전·군사 위성·미사일 솔루션, 군사 사이버 보안, 군용 로봇 등 8개 영역이다. 매출의 절반 이상을 이들 분야에서 창출한다는 기준은 명확한 사업 집중도를 담보한다.
지수 구성은 유동주식 시가총액 기준으로 가중되며, 과도한 집중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도 마련돼 있다. 개별 종목당 10% 상한선이 적용되고, 5%를 초과하는 모든 종목의 누적 가중치에 대해서는 45% 상한선이 적용된다. 지수는 매년 3월과 9월 세 번째 금요일 장 마감 후 반기마다 재구성·재조정되며, 특정 사건 발생 시 특별 조정도 가능하다.
◆ 차세대 기술 선도 기업들의 집합체
JEDI ETF의 포트폴리오는 미래 전쟁의 판도를 바꿀 혁신 기업들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최대 비중을 차지하는 종목은 군용 드론 제조업체 에어로바이런먼트(AVAV)로 순자산의 7.32%를 차지한다. 소형 전술 무인항공기 시스템 분야의 선도기업인 에어로바이런먼트는 미군에 다양한 정찰 및 공격용 드론을 공급하고 있다.

두 번째로 큰 비중은 미국 로켓 발사 서비스 전문업체 로켓랩(RKLB, 6.96%)이 차지했다. 데이터 분석 및 AI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팔란티어 테크놀로지(PLTR)는 6.90%의 비중으로 3위에 올랐다. 팔란티어는 국방부와 정보기관을 위한 데이터 통합 및 분석 플랫폼을 제공하며, AI 기반 의사결정 시스템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무인 항공기와 미사일 시스템 개발사 크라토스 디펜스 앤드 시큐리티 솔루션(KTOS, 6.33%), 항공우주 및 방위 대기업 L3해리스(LHX, 6.22%), RTX(RTX, 5.87%), 레이도스 홀딩스(LDOS, 5.78%) 등이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그 외에도 헨솔트(5.03%), 사브(4.87%), 파슨스(4.81%), CACI 인터내셔널(4.48%), 엘빗 시스템즈(4.35%), 머큐리 시스템즈(3.69%), 사이언스 어플리케이션스 인터내셔널(3.47%), 드론쉴드(2.63%), 퀴네틱(2.51%), C3 AI(1.79%), 블랙스카이 테크놀로지(1.74%), 레드 캣 홀딩스(1.62%), 켐림 그룹(1.55%), 이리디움 커뮤니케이션스(1.41%), 일렉트로 옵틱 시스템즈(1.11%), 텔로스(1.10%) 등이 포트폴리오에 편입되어 있다.
◆ "드론은 비행하는 데이터 센터"
디파이언스 ETF의 실비아 자블론스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JEDI는 군용 드론, 사이버전, AI 기반 전쟁, 우주전을 통해 미래의 국방을 포착하며, 투자자들이 기존 방위산업을 뒤로하고 현대 전쟁의 혁신을 선점할 수 있도록 한다"고 JEDI 투자 철학을 밝혔다.
자블론스키는 투자 전문 매체 벤징가와의 인터뷰에서 특히 드론에 대해 "드론은 차세대 기술의 핵심이며, AI, 로봇, 데이터, 항공우주를 결합한 기술이다"라고 강조하고 "JEDI는 이러한 변화를 포착한 최초의 ETF로, 투자자들에게 방위산업뿐 아니라 공급망, 농업, 에너지, 인프라 등 자율 기술의 미래를 형성하는 기업들에 대한 접근성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드론 기술이 단순한 하드웨어를 넘어 '생태계 플레이'로 진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AI 소프트웨어, 내비게이션, 컴퓨터 비전 등이 통합된 시스템으로 발전하면서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자율적인 의사결정, 군집화, 예측 가능한 물류를 가능하게 하는 AI와 센서의 장점을 모두 갖춘 기업들이 바로 우리가 강점을 보이는 분야다"라고 전했다.
▶②편에서 계속됨
kimhyun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