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민주화, MZ세대가 이끄는 금융 실험

2025-10-09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그들은 전문성이 부족하고 감정적이라는 뜻에서 ‘덤 머니(dumb money)’로 불렸지만, 이제는 시장을 움직이는 주체로 떠올랐다. 그 중심은 MZ세대다. 이들은 기술과 정보와 새로운 투자 문화로 무장하고 팬데믹 이후 자본시장에 대거 진입했다.

미국 JP모건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5세 청년층의 투자 참여율은 2015년 6%에서 2024년 37%로 여섯 배 이상 급등했다. 세계경제포럼(WEF)의 2025년 조사에서도 Z세대(18~27세)의 58%가 첫 직장 입사 전 투자 지식을 습득했고, 36%는 이미 투자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과거에는 일정 소득과 경험을 갖춘 중장년층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투자가 이제는 대학생과 사회초년생으로까지 확산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는 디지털 기술의 역할이 컸다. 모바일앱을 통한 간편한 계좌 개설, 직관적인 거래 방식, 실시간 정보 제공 등은 ‘어려운 투자’를 ‘쉬운 투자’로 바꿔 놓았다. SNS를 통한 정보 교류와 투자 콘텐트 소비는 기관 투자자와의 정보 격차를 좁혔다.

하지만 쉬워진 투자 환경의 이면엔 위험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예로 SNS에서 투자 정보·전략이 공유되면 집단적 투자 행동이 빠르게 확산한다. 이는 정보 분석보다 집단적 공감이나 유행이 투자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투자 플랫폼의 시각적 자극과 알고리즘 기반 추천 기능은 투자 결정을 즉흥적으로 만들기도 한다.

MZ 세대의 투자 문화는 디지털 기술, 소셜네트워크, 개인의 가치관이 결합한 새로운 형태다. 스마트폰으로 거래하고, SNS에서 의견을 나누며, 자신이 지지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문화는 ‘투자 민주화’를 상징하지만, 동시에 충동적 투자를 유발할 수 있는 구조적 취약성도 안고 있다.

젊은 시절부터 주식 투자에 익숙하면 장기투자를 통한 자산 증식에 유리하다. 주식 비중이 높을수록 수익률 개선 가능성이 커지고, 투자 기간이 길수록 복리 효과도 커진다. 더불어 이전 세대의 부동산 중심 자산 구조에서 벗어나 금융 자산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가능성이 커지는 긍정적 효과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MZ 세대의 투자 열풍이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투자 습관으로 정착되는 것이다. 개인 차원에서는 체계적인 금융·투자 학습이 필요하고, 디지털 편의성에 의존하기보다 데이터 기반 분석과 장기적 관점에 집중해야 한다. 정책적으로는 금융 문해력 교육을 강화하고, 투자 플랫폼의 책임 설계와 운영에 대한 적절한 감독 기능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

최정혁 한양사이버대학교 경제금융자산관리학과 교수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