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지 않았던 교체, 격한 감정 토해냈던 와이스··· 오히려 더 반가운 승부욕

2025-04-11

10일 잠실 두산전, 한화 선발 투수 라이언 와이스는 8회말 당황스럽다는 표정으로 더그아웃을 향해 손을 휘저었다. 무사에서 두산 추재현에게 2점 홈런을 맞았지만, 7-2로 점수 차에 여유가 있었다. 박계범을 내야 땅볼, 김기연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2아웃까지 잡았다. 투구 수 94개. 8회를 마무리하는데 충분히 여유가 있었고, 조금 무리한다면 완투까지 노려볼 만 했다. 그러나 여기서 한화 양상문 투수코치가 움직였다. 이미 한 차례 마운드를 방문했던 터라, 양 코치가 재차 마운드로 올라온다면 투수 교체는 필연적. 와이스는 ‘제발 올라오지 말라’는 듯 계속해서 손을 흔들었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한화 벤치는 지금이 투수 교체 적기라고 판단했다. 투구 수 100개가 가까워지고 있었고, 이날 와이스가 상대적으로 고전했던 좌타자(정수빈)가 대기 타석에 있었으니 한화 벤치의 판단도 충분히 근거가 있었다.

와이스는 어쩔 수 없이 마운드에서 내려왔지만 한번 고조된 감정을 금방 가라앉힐 수는 없었다. 더그아웃으로 향하며 크게 소리를 질렀고, 글러브로 입을 가린 채 한번 더 크게 소리를 질렀다. 자신의 손으로 경기를 온전히 끝낼 수도 있었는데 불의의 홈런 한방, 결국 교체를 선택한 벤치의 판단에 대한 아쉬움을 격하게 토해냈다.

한화는 7-2 스코어 그대로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와이스는 취재진과 만나 “홈런을 맞은 게 너무나 아쉬웠다. 나 자신이 승부욕이 강하다 보니 그런 감정이 마운드에서 많이 발동이 된 것 같다. 승부욕과 경쟁심을 바탕으로 8회는 꼭 내가 막아야 하겠다는 게 있었는데 그러지 못한 부분이 아쉬웠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와이스는 지난 시즌 도중 대체 선수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16차례 선발 등판해 5승 5패 평균자책 3.73으로 준수한 활약을 했다. 덕분에 재계약도 성공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 출발이 좋지 못했다. 앞서 3차례 등판에서 평균자책 6.89에 승투 없이 1패만 기록했다. 그래서 이날 8회를 온전히 막아내지 못한 것이 더 아쉽게 다가왔을 터다.

선을 넘지 않는다면, 외국인 선수의 이런 승부욕을 마다할 감독은 없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와이스가 완벽한 피칭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이날 호투로 첫 승을 거두면서 와이스는 시즌 초반 부진을 털어내고 터닝 포인트를 잡아냈다. 한화도 전날에 이어 모처럼 연승을 달렸다. 지난달 28~29일에 이어 시즌 2번째 연승이다. 16경기 6승 10패로 여전히 리그 최하위로 처져 있지만, 한번 연승에 시동을 걸면 충분히 치고 나갈 수 있는 전력이기도 하다.

이번 시즌 야심차게 영입한 1선발 코디 폰세는 2승 무패 평균자책 3.60으로 KBO리그에 연착륙 중이다. 뒤를 받칠 와이스의 호투가 이어진다면 이번 시즌 한화의 최대 강점인 선발진 위력도 배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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