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의 현장에서 보이는 모습들

2024-12-11

제가 법률 분야 직업을 가지고 사회생활을 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났고, 그 시간 동안 셀 수 없는 사람들과 많은 사건들을 접하면서 결정하고, 도와주는 활동을 해왔습니다.

처음에는 수사와 공판 활동을 수십 년 하다가 이제는 몇 년 전부터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법률활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해 동안 피해를 입었거나 피해를 당한 사람들을 위하여 증거를 모으고 관련되어 있는 사람들의 협조를 받아 조사하여 법원에 기소하거나 불기소 결정을 하는 활동을 하였다가, 몇 해 전부터는 그러한 처지에 놓여 있는 사람들을 위하여 도와주며 심리적 안정감을 유지해 주는 일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수십 년 동안 법률분야 활동을 하면서 그 현장에서 목격하고 깨닫게 되는 진실 하나는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피해를 준 사람이나 피해를 당한 사람도 피해자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사람의 신체나 사람이 가지고 있는 물질에 피해를 주는 사례의 경우에는 그러한 현상이 일반화되어 있는 경우가 많았고, 그로 인하여 사람의 생명에게까지 해악을 미치는 사안도 있었습니다.

심지어, 그러한 다툼이 법적 분쟁으로 진행되었을 때 탐욕에 젖어 유리한 결론을 이끌어 내려고 법률적 지원을 해주는 사람마저도 객관적 견해를 유지하지 못한 채 그에 동조하는 사례도 이따끔 사회적 이슈로 등장하기도 하였습니다.

그 원인은 사람들이 각자 생각하는 대로 자신이 이기는 게 아니면 최소한 유리하게 되는 게 정의라고 고집하는 데 있었고, 그러면서도 각자의 내면에는 참된 정의에 관하여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 그 심연에는 신의 공의가 자리를 잡고 있다는 사실도 공감하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근ㆍ현대 시대에 접하고 있는 법률쳬계와 그 기저에 있는 철학적 조류에는 서양에서 비롯된 자연법론과 법실증주의, 그리고 제3의 이론이 밑바탕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 철학적 조류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추구하는 가치는 정의라는 사실을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고, 정의의 여신상으로 만들어진 조각상은 그리스와 로마 시대 신화에서 유래한 디케, 유스티티아의 상으로 알려져 있고 눈을 가리고 검과 저울을 들고 있습니다.

눈은 가려져 있으나 내면에 담겨있는 바른 관념을 바탕으로 공평하고 공정하게 현명한 결단을 하는 상징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왜 가장 사람과 사물을 인식하는 가장 중요한 눈을 가리고 있을까요. 사유해 보건대, 그 눈으로 볼 수 있는 범위보다 내면으로 꿰뚫어 보는 범주가 더 넓고 깊이 있게 통찰하여 지혜로운 결론을 끌어내지 않을까 라고 판단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나아가, 인간은 그 판단에 머무르지 않고 신의 공의를 추구하고 따르려고 한 것이 아닌지 묵상해 봅니다.

그래서, 동ㆍ서양의 학문적, 문화적 배경과 표현은 다르더라도 진리와 정의를 추구하는 수많은 글귀에는 무거운 울림과 깊은 깨달음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그 글귀들이 찾아가는 곳에는 늘 낮음과 겸손, 사랑과 관용이 피어 있고, 물 같이 마르지 않는 강같이 흐르고 있습니다.

그 흐름은 어느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낮은 곳으로 나아가며 정의와 공의라 불리는 드넓은 바다에 이르게 됩니다.

김석우 LKB&PARTNERS 대표 변호사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법률 #분쟁 #정의 #관용

기고 gigo@jjan.kr

다른기사보기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