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0, 韓기업 '행동주의펀드' 먹잇감 될수 있다는데

2025-01-26

한국의 주요 기업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과 맞물려 글로벌 행동주의 투자자, 일명 액티비스트들로부터 더욱 거센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행동주의 투자 건수는 66건으로, 미국(115건)의 절반을 상회하며 유럽(48건)을 앞지르고 있다. 특히 아시아 내에서는 일본이 51건으로 가장 많고, 한국이 9건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

닛케이는 아태지역, 특히 한국과 일본 기업들에 대한 액티비스트들의 압박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라 한층 강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가 퇴조하면서 단기 수익 추구 경향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닛케이는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비효율적이고 수익성이 낮은 기업들을 집중 공격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시장 대비 주가가 저평가된, 그러나 자본시장은 잘 갖춰진 일본과 한국은 액티비스트들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의 경우, 지난해 2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방안’이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방안은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의 ‘자본비용과 주가를 의식한 경영’ 요구와 유사한 내용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목표로 했다. 그러나 모호한 내용과 처벌 조항 부재, 정치적 추진력 약화로 인해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는 주가지수에도 반영돼 나타났다. 2024년 한국 대표 주가지수인 코스피는 약 10% 하락했다. 참고 모델로 삼았던 일본 증시의 토픽스(TOPIX) 지수가 20%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닛케이는 고(故) 이건희 회장 사망 후 구조개혁이 정체된 삼성전자가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주요 타깃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삼성은 2015년 미국계 펀드 엘리엇의 공격을 받은 바 있으나 당시 한국 사회에는 외국계 펀드에 대한 적대감이 만연했다. 여론은 물론, 정·재계와 관료들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은 엘리엇은 결국 계획을 철회해야 했다. 이를 두고 닛케이는 "이 때의 밀어내기 경험이 삼성을 자만하게 하고, 개혁으로부터 지연되게 만들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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