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의 ‘밤편지’라는 곡은 “이 밤, 그날의 반딧불을 당신의 창 가까이 보낼게요”라는 가사로 시작된다. 어느 인터뷰에서 그는 잘 잤으면 하는 마음이 사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한 글로벌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 중 수면의 양과 질에 만족스럽다고 응답한 사람은 약 50%에 불과했고 한국인들은 약 37%의 수준으로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매일 숙면을 취한다는 한국인은 7%에 불과해 글로벌 평균인 13%에 비해 크게 낮았다. 우리나라에서 수면 장애로 진료를 받는 환자들 역시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다.
수면 문제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질병과도 연관돼 있다. 치매·고혈압·당뇨·뇌졸중 등 만성질환의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 성장기 청소년에게는 우울증, 자살 사고 위험이 증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면 개선을 위해 병원을 찾아가는 비율은 25% 정도에 불과하다. 숙면을 방해하는 원인이 불안이나 코골이 등으로 인한 호흡곤란인 경우가 많고 그 외에도 수면제 등 약물에 의존하고 싶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수면보조제 시장도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는 추세다. 멜라토닌 또는 멜라닌 전구체·마그네슘 등 다양한 성분들이 저마다의 소구점을 가지고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런 성분들은 보통 대규모 임상 연구가 이뤄져 있지 않아 실제 효과에 대한 근거는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개인적인 효과를 느낀 경험에 따른 추천 또는 바이럴에 의해 소비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수면을 위해 보조제보다 올바른 수면 습관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공원 등 나무가 많은 곳에서 산책이나 운동, 식습관, 규칙적인 생활 패턴 등 말이다. 이외에도 스마트폰에 노출되는 시간을 줄이고 취침 전에 스마트폰을 보지 않는 등의 행동도 중요하게 여겨진다. 숙면에 대한 저마다의 솔루션과 가이드, 성공 경험담은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쇼핑채널에 넘쳐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부·육아·업무 등 일상을 지탱하기 벅찬 ‘현생’에 숙면을 이루지 못할 이유는 많다. 걱정거리들은 지름길로 들어와 눈꺼풀 밑에 쌓이는 듯하다. 그러한 우리들의 현생에 필자도 잘 잤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한 글자, 한 글자 이 글을 써본다. 겨울 한가운데 들어선 불면의 밤들이 평안해지기를, 좋은 꿈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