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면서 당뇨·골다공증, 알고 보니 물렁살 탓

2025-04-04

정소연의 즐거운 건강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화마가 휩쓸고 간 3월을 보내고 4월을 맞이하는 우리의 심경을 말해주는 시 구절인 듯하다. 그래서인지 최근 진료실에서 만나는 환자분들과 보호자들의 목소리엔 피로와 우울, 절망이 스며 있고 잠을 못 잔다거나 바깥 활동할 기운이 없다는 분들도 꽤 많다. 많은 것을 잃었지만 그럼에도 희망과 건강을 잃어서는 안 되기에 진료실에서 다각도의 건강 관련 제안을 드리곤 한다. 그중 하나가 근육 건강 지키기이다.

국내 65세 이상에선 최대 28%가 앓아

특히, 우리나라 고령인구가 많아지면서 단지 수명의 연장뿐만 아니라 건강하고 행복한 노년을 위해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 중 하나가 바로 근육이다. 근육의 노화, 즉 근육량이 줄거나 근육의 기능이 약해지는 경우를 근감소증(Sarcopenia)라고 하는데 이는 우리나라 의료계, 특히 노년의학의 주된 이슈이다. 사람의 근육은 50세 이후 해마다 1~2% 이상씩 감소, 70세가 되면 최대 근육량의 50% 수준이 된다고 한다. 국내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의 10~28%는 근감소증에 해당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근육은 팔다리의 운동을 가능하게 하는 기관의 역할 뿐만 아니라 뼈를 비롯한 여러 장기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 뼈는 근육의 밀고 당겨지는 힘으로 그 밀도를 유지하기 때문에 근육이 약해지면 뼈도 약해져 골다공증이 생기기 쉽다. 또한, 근육은 인슐린에 반응해 혈당을 사용하고 저장하며 우리 몸에서 혈당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데, 근육의 양이나 기능이 감소하는 경우 근육의 혈당 흡수와 사용 능력을 떨어뜨려 당뇨를 유발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쉽게 피로를 느끼게 되고 걸음걸이가 느려지는 가벼운 증상부터 당뇨병, 골다공증 이외에도 인지 기능 장애나 낙상 위험 증가와 생존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만큼 근감소증에 대한 관심과 예방이 필요하다.

근감소증은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현상이지만, 여러 가지 외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근육 감소를 가속할 수 있다. 우선 ①단백질이 근육 생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많은 경우 나이 들어가면서 식사량이 줄어들고 특히 단백질 섭취가 줄면서 근육이 감소할 수 있다. ②앉아 있는 시간이나 차량 이동이 많아지고, 신체 활동량이 줄어들면서 체중 부하 활동이나 운동이 줄게 되면서 근육이 점차 줄거나 약해질 수 있다. ③나이가 들면서 호르몬, 특히 성장호르몬과 성호르몬의 분비가 줄어들게 되는데 이는 근육의 생성과 재생 능력을 떨어뜨려 근육량의 감소를 초래하는 원인이 된다. ④당뇨병, 심혈관 질환, 폐 질환 등 여러 질병도 근육 감소를 촉진할 수 있다. 또한, 특정 약물들도 근육량 감소를 일으킬 수 있다. 이렇게 감소한 근육감소증은 또다시 다른 관련 질환을 유발함으로써 악순환의 고리가 될 수 있다.

근감소증 초기에는 일상 활동에서 이전보다 힘이 빠지거나 피로감을 쉽게 느끼는 경우가 있다. 무거운 물건을 드는 것이 힘들어지거나 계단 오를 때 숨이 차는 증상이 그 예이다. 근감소증이 심해지는 단계에는 균형을 잡기 어려워지고 낙상 발생을 겪게 될 수 있다. 심각한 근육의 감소는 체중 감소나 외형의 변화를 초래할 수 있고 체지방 비율 증가로 건강 상태가 더욱 나빠질 수 있다.

보행 능력 등 자가 진단 테스트 도움

이러한 근감소증은 근육량, 근력, 근 기능을 측정하여 진단한다. ‘이중에너지 방사선 흡수법(dual energy X-ray absorptiometry)’, 바이오임피던스 측정법, CT, MRI 등의 방법으론 근육량을 보고, 다리 근력 또는 악력 등으로 근력을 측정한다. 근 기능은 기능 평가를 통해 확인하게 되는데, 보행 속도 측정, 간편신체수행평가(short physical performance battery, SPPB 검사:균형검사, 보행속도검사, 의자 일어나기 검사), 400m 보행 검사, 6분 보행 검사 중 1~2가지를 실시한다.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연구팀에서는 근력, 낙상 빈도, 계단 오르기, 의자에서 일어서기, 보행 능력을 포함한 간단한 자가 진단 테스트를 개발, 제안한 바 있어 스스로 체크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근감소증이 예방과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라는 것이다. ①근감소증을 예방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근력 운동이다. 덤벨, 체중 운동(팔굽혀펴기, 스쿼트 등), 저항 밴드를 이용한 근력운동 등은 근육을 강화하고, 근육량을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다. 유산소 운동과 별도로 주 2~3회, 매 최소 30분 이상의 근력 운동을 챙기도록 하자. ②유산소 운동은 심혈관 건강을 개선하고 전반적인 체력을 향상할 수 있다. 걷기, 자전거 타기, 아쿠아로빅, 수영 등은 근육을 지나치게 소모하지 않으면서도 효과적인 운동이다. ③근육을 유지하려면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기·생선·두부·계란·콩류 등을 포함한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해야 한다. ④흡연과 과도한 음주는 근육 감소를 촉진할 수 있으므로 이를 피하는 것이 중요하고, 스트레스 관리와 충분한 수면도 근육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만성질환 등의 적극적 관리를 통해 근감소증 질환의 악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 또한 기억하자.

모든 일상이 자동화되고, 우리나라의 고령화 추이를 고려할 때, 근감소증에 대한 인식과 예방의 중요성은 매우 중요한 이슈이다. 분명한 것을 이를 예방하고 관리하는 방법이 충분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건강한 식습관과 근력 운동을 포함한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근육 건강을 유지하고, 나아가 전반적인 삶의 질을 향상하도록 하자.

정소연 국립암센터 유방암외과 전문의로 유방암 환자 수술 및 치료에 15년 이상의 임상경력을 가지고 있다. 국립암센터 암생존자통합지지실장을 거쳐 현재 암진료향상연구과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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