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안방인 부산 사직구장의 외야 보조 펜스를 최근 철거했다. 기존 사직구장의 담장 높이는 4.8m지만, 롯데는 지난 2022년 투수들의 피홈런을 줄이기 위해 높이 6m에 이르는 보조 펜스를 설치했다. 성민규 당시 단장이 아이디어를 내 ‘성담장’이라고 불린 이 펜스는 실제로 이후 3년간 피홈런을 일정 부분 억제하는 효과를 냈다. 하지만 높아진 펜스가 외야 관중의 시야를 방해하는 데다 롯데 타자들의 장타율까지 함께 낮춘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2년 만에 다시 낮아진 사직구장의 담장은 롯데 타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올 시즌 롯데에서 가장 많은 홈런(18개)을 때려낸 내야수 손호영은 10일 서울시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일구상 시상식장에서 의지노력상을 받은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올 시즌 근소한 차로 보조 펜스를 넘기지 못한 타구가 몇 개 있었다. 담장이 낮아진 내년에는 20홈런을 목표로 뛰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손호영은 올해 전준우(17개)와 빅터 레이예스(15개), 고승민과 윤동희(이상 14개) 등을 제치고 롯데 타자 중 홈런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손호영은 팬들에게 낯익은 선수는 아니었다. 그러나 3월 LG 트윈스에서 트레이드 돼 롯데에 합류한 이후 날개를 펼쳤다. 이적하자마자 김태형 감독으로부터 신임을 받아 주전 3루수로 발탁됐고,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4월 17일 잠실 LG전부터 6월 21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까지 30경기 연속 안타를 때려내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손호영은 “롯데가 나와 잘 맞는 느낌”이라면서 “수상을 위해 무대로 올라갈 때 정말 떨렸다. 그래도 의지노력상까지 받고, 인터뷰도 할 수 있어서 뿌듯하다”고 했다.
한편 OB 야구인들의 모임 일구회(회장 김광수)가 제정한 이날 일구상 시상식에선 KBO 허구연 총재가 일구대상을 받았다. 올 시즌 1000만 관중을 넘어선 프로야구의 흥행 열풍에 힘입어 수상자로 선정된 허 총재는 “열심히 뛰어준 10개 구단의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프런트 그리고 1년 내내 뜨거운 응원을 보내주신 팬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KIA 타이거즈 김도영은 최고타자상,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은 최고투수상, 두산 베어스 김택연은 신인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