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지난 14일 공개된 한·미 관세·안보 협상 결과에 대한 상반된 평가로 기싸움을 벌였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6일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기업의 경쟁력 확보와 직결되는 관세 불확실성을 없앤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의 협상이었다”고 운을 뗀 한 의장은 “이번 팩트시트에서 특별히 평가받아야 하고, 또 주목해야 할 협상 내용은 안보 분야 협력 강화와 대미 투자 방어 장치 확보”라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의 한국 원자력 추진 잠수함(원잠) 건조 승인에 관해선 “조선업 협력의 거대한 물꼬를 텄다”고, 연간 대미투자 금액 상한과 시장 불안정시 조정 요청권을 확보한 데 대해선 “한국의 경제와 외환시장 변동성과 기업 부담을 완화하는 안전장치”라고 추켜세웠다.

한 의장은 이어 “(후속 조치인) 대미투자특별법을 신중하고 꼼꼼히 제정하겠다”며 “투자 이행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3500억 달러 투자 약속에 대한 방어 장치가 실제 작동하는지 감시·견제해야 하기 위해 미국 법 규정이나 행정명령 등 변화 상황을 국회 차원에서 모니터링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별법에 대해 “기획재정부가 운용 주체인 기금을 조성하고, 투자를 집행하는 투자공사 설치가 불가피하다”며 “정부에서 주요 내용을 보내면 의원입법 형태로 발의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같은 날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송 원내대표는 “국내 주식시장이 호황이면 외국인 자본이 많이 들어와서 달러 대비 원화(환율)가 내려가는 게 일반적인 상황인데 오히려 환율이 1470원을 돌파하고 있지 않느냐”며 “관세 협상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게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송 원내대표는 원잠 추진에 관해선 “미국의 법적 요건을 준수한다면 핵잠(원잠)을 미국 외에서 건조할 수 없는 것으로 안다”며 “이에 대해선 성과를 부풀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가져온 부분이 있지 않은지 따져보겠다”고 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이날 “정부가 공개한 한·미 ‘팩트시트는 우리가 치른 비용만큼 국익이 돌아오는지에 대한 핵심 질문에 답하지 못했다. 3500억 달러 투자와 15% 관세 유지 등 확정된 부담은 문서에 명확히 적시됐지만, 핵잠(원잠)수함·핵연료 권한 확대는 ‘지지’ ‘절차 개시’라는 선언적 문구만 남았다”며 “현금을 내고, 어음을 받은 셈”이라고 혹평했다. 그러면서 농·축산 개방, 플랫폼 규제 등에 관해 한·미 사이 설명과 표현이 다르단 점을 짚으며 “정부는 ‘역대급 성과’를 말하지만, 문서가 보여주는 것은 확정된 부담과 모호한 성과뿐”이라고 덧붙였다.

여야는 한·미 협상 결과에 대한 국회 비준 동의의 필요성을 두고도 평행선을 달렸다. 민주당은 “양해각서(MOU)는 법적 구속력을 가지지 않는 것이라, 국회 비준 동의로 조약에 가까운 성격을 만드는 건 우리가 우리 발목을 묶자는 것과 다르지 않다”(한 의장)고 주장했지만, 국민의힘은 “구속력 없는 MOU에 기반해서 특별법을 제정한다는 것은 더 앞뒤가 맞지 않는 얘기”(송 원내대표)라고 반박했다.
민주당(166석)이 국회 의석수의 55.7%를 점유한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막거나 국회 비준 동의를 관철할 수단은 없다. 다만, 기재부 소관 법률을 심사하는 국회 기재위원장이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라 특별법 처리가 지연될 가능성은 없지 않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외국과의 협상처럼 초당적인 이슈에 협조하지 않으면 국민의 지탄을 받는 쪽이 어디일지는 국민의힘도 잘 알 것”이라고 말했다.





![車 관세 내렸지만…3500억弗+농산물 개방 ‘숨은 대가’ [AI 프리즘*주식투자자 뉴스]](https://newsimg.sedaily.com/2025/11/15/2H0GO9QBW6_1.jpg)
![[사설] 팩트시트를 '성장시트'로 만들자](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11/16/news-a.v1.20251116.7f519be90332488283e5ed2f4149c43a_T1.jpg)
![[팩플] “디지털 장벽 금지” 합의한 한·미…국내 플랫폼 규제 변수 되나](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11/16/4b79ffe1-a446-4157-9bf5-cb39cb393c0f.jpg)
![[특파원리포트] ‘일단’ 발등의 불 끈 한·미 동맹](https://img.segye.com/content/image/2025/11/16/20251116509764.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