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기세등등 PED, 꽁꽁 막아라 - 인터뷰 송대섭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

2025-12-10

[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언제 터질 지 모르는 시한폭탄 ‘PED’

자돈폐사 ‘큰 피해’...겨울질병에서 상시질병으로

오염 분변 차단…효율 백신 가동 ‘유비무환 대비’

백신 개발 등 25년 이상 PED를 연구해 온 송대섭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 그는 “국내 양돈산업에서 PED 피해는 여전히 크다. PED를 막지 않고서는 글로벌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없다”고 전했다. 특히 “이제 PED를 겨울철 질병이라고 부르기 어렵다. 오히려 상시계절 질병에 가깝다. 한시도 PED 방역을 소홀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겨울에도 PED 발생이 많을까요.

재작년 겨울(2023~2024년) PED 상처는 컸습니다. 폭발적으로 확산됐습니다.

지난 겨울(2024~2025년)은 상대적으로 잠잠해 보이지만, 결코 수그러들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연중 상시 발생하고 있습니다. 겨울철 색이 많이 옅어졌습니다. 이제 PED를 겨울철 질병이라고 불러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주 발생시기도 늦은 봄까지는 쭉 이어지는 경향입니다.

이번 겨울(2025~2026년) 역시 다발할 수 있습니다. 유비무환, 철저하게 대비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겨울철에 더 기승부리나요.

우선 PED 바이러스 특성에 기인합니다. PED는 코로나 바이러스 계열입니다. 이 바이러스는 추울 수록 더 안정적입니다. 특히 PED 바이러스는 겨올철 분변에서 생존력이 강합니다.

더욱이 겨울철에는 아무래도 환기가 불량할 수 밖에 없습니다. 물청소도 덜하게 되고요.

이러한 환경이 겹치며 PED 바이러스가 겨울철에 더 많이 고개를 들고, 활개를 치게 됩니다.

-우리나라에서 유독 PED 피해가 큰데.

미국은 10여년 전 PED가 대유행하며, 큰 곤혹을 치렀습니다. 당시 미국은 긴급 백신을 투입하고, 사료차, 분뇨차, 인력 등에 대해 강력 방역조치했습니다.

결과 바이러스 양을 줄이고, 전파 감소를 이끌어냈습니다.

일본은 예전부터 PED 발생 이슈가 적었습니다. 반면, 돼지열병(CSF)이 활개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중국에서도 PED 발생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국내 유행하고 있는 PED 바이러스 타입은.

현재 양성으로 확인되는 PED는 전부 다 G2b 타입입니다. 지난 2013년 이후 G2b가 유행주로 올라섰습니다.

G2b는 기존 G1 타입과는 많이 다릅니다. G1 타입 대비, G2b 타입 병원성이 훨씬 더 셉니다. 감염될 경우, 자돈 대다수는 폐사합니다. 간혹 살아난다고 해도 위축, 성장지연 등이 나옵니다.

농장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출하두수, 돼지고기 가격 등에서 적지 않은 경제적 손실을 일으킵니다.

-효율적 백신 프로그램은.

당연히 현 유행 바이러스를 사용한 G2b 백신이 더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G1 백신 항체로는 G2b 바이러스를 막기에 역부족입니다.

실험적으로도 G2b 백신 효능이 더 낫다고 확연히 확인되고 있습니다.

보통 생백신으로 면역력을 끌어올리고, 사백신으로 부스팅하게 됩니다. 이에 따라 생사사, 생생사 백신 프로그램이 많이 적용됩니다.

생백신만을 접종하거나 사독백신을 접종해서는 항체형성 등에서 제대로 된 효과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다만, PED 백신 방어효과는 전반적으로 낮습니다.

백신에 PED 방역을 의존해서는 안됩니다. 사람 코로나19 백신과 같은 맥락입니다. 백신 돌파 감염이 빈번합니다.

-소독으로 PED를 막을 수 있나요.

앞서 잠깐 언급했듯이 PED 바이러스는 분변 등 유기물 속에 살아있습니다.

세척 등을 통해 바이러스가 소독약에 노출되게 하는 것이 PED 소독요령 핵심입니다.

한두마리만으로도 PED 바이러스는 폭발적으로 전파됩니다. (아무리 유기물을 제거했다고 해도) 소독만으로 PED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은 원론적 이론입니다.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습니다.

손 잘 씻으면 코로나19에 안걸린다는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고 할까요.

백신을 통한 개체별 면역력 획득이 필수입니다.

-현장에서는 인공감염도 빈번하다고 하던데.

인공감염을 활용해 짦은 기간(2주 정도)에 면역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공감염을 권장하지는 않습니다. 정말 고육지책(苦肉之策) 수단입니다.

예를 들어 자돈이 다 죽어나갈 때 한번 끊어주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인공감염에 들어가게 됩니다.

인공감염 적용은 신중해야 합니다.

발정이 늦어지는 등 부작용도 있습니다. 또한 들쭉날쭉 바이러스양이 달라지기 일쑤입니다.

한돈협회에서 제시하고 있는 가이드라인(송대섭 교수 연구과제 수행) 즉 수의사 조언을 받고, 검증된 병성검정기관, 연구시설 등을 준수해야 합니다.

다른 농장에 인공감염을 쓰면 절대 안됩니다. 자칫 질병 온상이 될 수 있습니다.

-체계적 종합적 PED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PED 발생 원인은 다양합니다.

PED 방역에 단 하나는 없습니다. 진단, 소독, 백신 등이 종합적으로 가동돼야 합니다.

꼼꼼한 예찰활동도 요구됩니다. 보다 효능 좋은 백신 개발도 뒷받침돼야 합니다. 하나라도 허투루 소홀해서는 안됩니다.

특히 차량, 외부인 입출입에 따른 바이러스 유입을 막아내는 것이 PED 방역 첫걸음이면서 핵심입니다.

최근 방역당국에서 모니터링 등 제3종 가축전염병(PED 포함) 방역대책 마련에 나선 것은 참 다행이고, 고무적입니다.

나부터 방역 실천이 질병으로부터 대한민국 양돈산업을 살리는 길입니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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