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수 붉은색’ 리모델링 울산시, 건물주 횡포? 정당한 권리 행사?

2025-01-13

울산시가 문수월드컵경기장 3층 좌석을 푸른색과 붉은색을 섞어 그러데이션 디자인으로 바꾼다. 이곳을 홈으로 쓰는 울산 HD 팬들은 반발한다. 팀 컬러가 푸른색. 다른 색에 대한 거부감이 클 수밖에 없다. 팬들은 “특정 정당을 상징하는 붉은색을 쓰려하는 게 아닌가”라며 의혹을 제기한다. 이에 대해 울산시는 “정치색은 없다” 정도만 말한다. 공사는 이미 시작됐다. 푸른색 의자뿐만 아니라 붉은색 의자도 이미 구입했다.

세계적인 프로축구단은 유니폼과 경기장 색상을 맞춘다. 오랫동안 변하지 않은 색깔은 구단 정체성과 역사를 상징한다.

스페인 명문 FC 바르셀로나 홈 유니폼은 파란색과 자주색 줄무늬로 제작된다. 홈경기장 캄프 누도 같은 색상이며 팬들도 같은 색깔 옷을 입는다.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 홈 유니폼은 흰색이다. 팀 별명도 ‘하얀색 군단’이다. 흰색은 순수함과 우아함을 나타낸다. 홈구장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의 외관도 흰색과 은색 톤이다.

잉글랜드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빨간색 홈 유니폼을 입는다. 빨간색은 ‘붉은 악마’라는 별칭에서 비롯됐다. 셔츠는 빨간색, 바지는 흰색이다. 열정과 전통을 상징하는 색깔로 평가된다. 홈구장 올드 트래포드 좌석은 강렬한 빨간색이다.

독일 바이에른 뮌헨도 통일된 유니폼과 경기장 색상으로 정체성을 드러낸다. 홈 유니폼 색깔은 빨간색과 흰색이다. 홈구장 알리안츠 아레나 외부는 LED 조명 시스템으로 만들어졌다. 분데스리가 홈경기인 경우는 빨간색으로 점등된다. 독일 A매치가 열리면 흰색으로 변한다. 경기장 내부도 붉은 좌석과 흰색 장식으로 구성돼 있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구단은 유벤투스, AC밀란이다. 유벤투스는 흰색과 검은색 줄무늬 유니폼을 입는다. ‘흑백 군단’이라는 별명도 있다. 경기장도 같은 색으로 치장돼 있다. AC밀란 홈 유니폼은 붉은색과 검은색 줄무늬다. 별명도 ‘적흑 군단’이다. 홈구장도 역시 같은 색깔이다.

세계 명문 축구단들은 유니폼과 경기장 색깔을 통일한다. 유니폼 디자인을 새로 내놓아도 기본 색상은 그대로 유지한다. 파란색이 빨간색으로, 노란색이 파란색으로 변하는 등 완전히 다른 색상으로 확 바뀐 경우는 드물다.

유럽은 대부분 구단이 구장을 소유한다. 지자체가 소유해도 사실상 축구단과 지역민의 것으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그런데 한국은 그렇지 않다. 스포츠 시설은 대부분 지자체가 소유한다. 스포츠단은 단기 대관한다. 문수 월드컵 경기장도, 울산 HD도 그렇다.

냉정하게 말하면 소유자가 마음대로 하겠다고 하면 세입자가 막을 방법은 없다. 그런데 울산시가 왜 경기장 좌석 색깔을 바꾸려고 할까. 울산시는 정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어 피하는 듯한 모양새다. 일부에서 들리는 것처럼 A매치를 유치하기 위해서 태극 문양을 넣으려는 것일까. 울산에서 A매치를 하는 것은 3,4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다.

문수월드컵경기장은 육상 트랙이 없는 축구 전용 구장이다. 축구가 아니면 사용할 일이 많지 않다. 가끔 음악 행사가 열리긴 한다. 음악 행사는 대부분 밤에 열린다. 밤에는 의자 색깔이 보이지 않으니 소용이 없다. 결국, 대낮에 사람이 많지 않아야 3층 관중석 붉은빛이 보일 것이다. 울산시는 문수월드컵경기장을 살아 있는 유기체가 아니라 죽은 조형물로 보나. 스스로 설명할 수 없는 일을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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