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12일 아시아나 최대 주주 등극
LCC 지각 변동 예상돼...경쟁력 저하 예상
사업 다각화 필수...항공화물 사업 강화한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취득을 마치고 지난 4년 동안 이어온 기업결합 작업에 종지부를 찍었다. 대한항공은 향후 2년간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운영하며 브랜드 통합, 저비용항공사(LCC) 3사 통합, 마일리지 정리 작업 등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로 인한 LCC의 지각 변동이 예상되는 가운데, 저비용항공사의 새로운 먹거리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날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가 됐다. 전날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이 진행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잔금 8000억원을 납입하며 신주 1억3157주를 받아 지분 63.9%를 확보했다.
대한항공은 향후 2년간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운영하며 남은 과제 해결에 집중할 방침이다.
우선 기업문화 융합 등 브랜드 통합에 나선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 경영진을 대한항공 관계자들을 배치해 통합 과정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내년 1월 16일 개최 예정된 아시아나항공 임시주주총회에서 신임 대표이사와 주요 경영진 선임이 예정돼 있다.
항공업계를 비롯한 일반 소비자들의 최대 관심사이기도 한 마일리지 통합 정책은 6개월 안에 결정해야 한다. 현재 시장에선 아시아나항공의 1마일리지가 대한항공의 0.7마일리지로 전환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경우 아시아나항공 소비자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이에 정부가 나서 관련 중재에 나설 방침이다. 공정위는 마일리지 통합 방식 기준으로 ▲2019년 시행 제도보다 불리하게 변경 금지 ▲승인 이후 통합방안보다 불리하게 변경 금지라는 조항을 달았다. 대한항공은 이날부터 6개월 내에 마일리지 통합안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
대한항공 자회사인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LCC 세 곳을 통합 진에어로 합치는 작업도 진행된다. 대한항공은 통합 LCC에도 주요 경영진을 배치해 '대한항공 DNA'를 이식할 것으로 보인다. 통합 진에어는 이번 과정을 통해 단숨에 1위 LCC로 올라서게 된다. 현 1위인 제주항공은 매출과 항공기 보유 대수 등 모든 부분에서 2위로 밀려나게 된다.
제주‧티웨이, 새로운 먹거리 확보 총력
이같은 지각 변동에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는 티웨이항공, 제주항공 등 LCC는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여객에 집중돼 있는 사업 구조를 탈피하며 항공화물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시도할 계획이다. 특히 항공화물 사업은 여객사업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는 핵심 사업인 만큼 경쟁력 강화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대한항공으로부터 이관 받은 유럽 노선을 이용하면서 벨리카고 스페이스를 활용한 화물사업을 더욱 확대해 나갔다. 올해 중순부터 취항했음에도 티웨이항공은 자그레브 도착 물량 이외 체코, 헝가리, 폴란드 등 동유럽 인근 국가들로 연계되는 화물운송을 적극 늘려가면서 2024년 전체 누적 물량의 약 20%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 회사가 전망하는 화물 수송 실적은 약 1만9000t으로, 화물 운송 사업을 본격화한 당시 7800t 규모의 두배 수준으로 성장이 예상된다.
제주항공은 2022년 6월 LCC 최초 화물 전용기 도입을 통한 사업의 확대로 수익구조 다변화를 시도했다. 다만 여전히 화물기 2대만을 보유한 상황으로, 체급을 불리기 위한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제주항공은 최근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전자상거래 수요에 대응해 항공화물 시장 경쟁력 강화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관건은 항공 화물 사업의 고객사 다변화와 함께 체급을 불리는 것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이 화물사업부를 매각하면서 항공화물 영역에서도 지각변동이 있는 만큼 새로운 고객사 확보를 통한 경쟁력 확보가 중요해질 것이란 평가다.
이휘영 인하공업전문대학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시대를 지나면서 물류 산업의 급격한 변화가 생기는 가운데, 항공업계의 지각변동까지 겹치면서 항공화물 사업의 중요성이 나날히 커지고 있다"면서 "여객으로 치중된 사업 구조의 변화가 절실한 상황에서 화물 사업 점유율 확보를 위해 경쟁력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LCC 지각변동에 정부가 중재 나선다
아울러 정부는 LCC 지각변동으로 예상되는 업계의 혼선을 막기 위해 중재에 나설 방침이다. 정부는 통합 항공사 출범으로 약해질 수 있는 LCC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운수권을 우선적으로 배당할 방침이다. 그간 대형 항공사들이 주로 운항해 온 유럽·서남아 등 중·장거리 노선의 운수권을 추가 확보해 LCC를 중심으로 배분하며 취항 기회를 넓힐 계획이다.
정부는 항공화물 국제선도 확대한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 과정에서 국가 물류망이 단절되지 않도록 면밀히 조치하겠다는 방침이다. 전자상거래 수요가 증가한 중국 화물 운수권도 현행 주 54회에서 60회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