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보면 윤석열 대통령의 경제정책은 3대 개혁의 실패, 자영업자의 심각한 매출 감소, 재정 악화, 경제성장의 둔화와 같은 여러 측면에서 실패했다.
첫 징후는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나타났다. 윤 대통령이 당선되자마자 기획재정부는 2022년 3월, 갑자기 53조원의 초과 세수가 있다고 발표했다. 불과 한 달 전까지 재정 부족을 강조하던 기재부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였다. 법인세 증가 때문이라 했지만, 한 달 만에 이렇게 큰 변화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기재부가 이전 문재인 정부를 속여왔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윤 대통령은 청와대 이전도 추진했다. 처음 제시된 비용은 500억원 미만이었지만 이후 실제 이전 비용은 경호·보안 시설 이전과 추가 공사 등을 포함해 수천억원으로 늘어났다는 추정이 있다. 청와대를 시민에게 공개하면 매년 약 300만명 방문객이 생기고, 주변 상권에서 최소 연간 2000억원의 경제 효과가 발생한다고 홍보했다. 이전 비용은 500억원 미만으로 제시하며 경제적 타당성을 주장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경제 효과는 발생하지 않았다.
윤석열 정부는 기존 글로벌 가치사슬 대신 가치외교에 기반한 안보경제를 내세웠다.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에 참여하고 나토 정상회의에서 중국과의 경제적 거리두기를 시사했다. 그 결과 중국과의 교역량은 크게 줄었다. 대중 수출은 취임 당시 월 134억달러에서 올해 1월 91억달러로 줄었다. 수입도 감소했지만 수출 감소폭이 더 커 무역적자는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노동정책도 강경 일변도였다. 2022년 화물연대 파업에 업무개시명령을 내리고, 건설노조를 ‘건폭’으로 규정하면서 노동계와 갈등이 깊어졌다. 주 69시간 근무제 논란도 발생했다. 2023년 3월 정부는 충분한 노사정 협의 없이 연장근로 관리 단위를 월·분기·반기·연 단위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특정 주에는 최대 69시간까지 일할 수 있다는 논리로 국민의 반발을 샀었다. 지금 69시간 근무제를 기억하는 국민은 거의 없을 것이다.
김진태 강원지사가 촉발한 레고랜드 사태도 경제 혼란을 일으켰다. 이로 인해 금융시장 불안이 확산되었고, 회사채 금리와 기업어음 스프레드가 급등하면서 중소기업과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졌다. 2022년 9월, 강원도가 보증한 레고랜드 사업의 채무 2050억원 상환을 거부하면서 채권시장은 충격을 받았다. 이 여파로 단기 자금시장과 기업 금융이 위축됐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까지 어려워졌다. 정부는 뒤늦게 50조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 대책을 발표했지만 경제위기 대응 능력의 한계를 드러냈다.
윤석열 정부에서 특히 힘든 사람들은 자영업자였다. 팬데믹 시기보다 더 어렵다고 느낄 정도였다. 2024년 소매판매지수는 21년 만에 최대 하락폭인 2.2% 감소를 기록했고, 2022년부터 3년 연속 줄었다. 매출 감소로 다중채무자의 연체율은 2%를 넘었고, 중소득·고소득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도 1.7%로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서비스업 경기가 얼어붙은 2020~2021년에도 연체율이 0.5% 정도였던 것에 비하면 지금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다.
경제가 어려울 때 재정의 역할은 더 중요해진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의 ‘건전재정’은 겉모습뿐이었다. 대규모 감세로 인해 재정 운용 여력은 급격히 줄었다. 기재부는 관리재정수지 적자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이내로 유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속된 세금 감면으로 세수 결손이 커졌다. 부족한 재정을 메우기 위해 정부는 예산을 쓰지 않고 남기거나, 기금 여유자금을 끌어오거나 지방정부에 가야 할 예산을 지급하지 않았다. 경기 침체기에 오히려 긴축재정을 실시한 것이다.
결국 경제성장률은 2023년에 1.4%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평균은 1.8%였다. 미국은 2.9% 성장을 했고, 일본은 1.7% 성장을 했다. 전쟁을 하던 러시아도 3% 이상 성장했다. 2024년에는 총선 영향으로 1분기 성장률이 1.3%였지만, 이후 2분기 -0.2%, 3분기와 4분기는 각각 0.1%에 그쳤다. 여기에 ‘경고용’ 내란 사태를 일으킴으로써 GDP를 6조원 정도 없애버린 GDP 킬러가 되었다.
윤 대통령은 경제 운용에서 ‘자유시장경제’를 강조했지만 실제 경제정책들은 그렇지 않았다. 저출생, 생산성 저하, 사회개혁과 같은 중요한 경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윤 대통령과의 동행이 더 이상 어렵다. 우리 경제의 회복과 미래를 위해서라도 윤 대통령의 파면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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