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가오는 3월 22일은 ‘세계 물의 날’이다. 물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깨끗한 물을 공급하고 수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UN이 제정하고 1993년부터 전 세계가 함께 기념하고 있다.
이에 ‘세계 물의 날’을 맞아 소중한 수자원의 가치를 되돌아보고자 한다.
최근 세계 곳곳에서 이상기후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며 물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유럽과 아시아에서는 홍수로 인해 수많은 사람이 대피했고, 아프리카 남부와 아마존에서는 열대성 저기압과 가뭄으로 농산물 생산량이 매우 감소했다.
2024 Global Water Monitor에 따르면 물 관련 재해의 경제적 손실이 전 세계적으로 5천500억달러(한화 809조원)가 발생했다고 한다. 극심한 홍수와 가뭄이 반복되면서 수자원 관리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30여 년 동안 우리나라의 연평균 기온은 매년 0.2℃ 상승했다. 그런데 같은 기간 동안 강수량은 증가했지만, 강수일수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즉, 비가 내릴 때 한 번에 집중적으로 쏟아지는 경향이 강해진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미 기후변화를 겪고 있으며, 기상재해는 일상이 됐다.
지난해 중부 지역에는 하루 101mm가 넘는 집중 호우로 피해가 컸던 반면, 강원지역에서는 25일 이상 가뭄이 지속됐다.
우리나라의 국토 면적이 넓지 않음에도 집중 호우와 가뭄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것을 볼 때, 기후변화로 인한 강수의 양극화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이 체감된다.
강수의 지역적·시간적 불균형이 심해지면서 기존의 물 관리 방식만으로는 안정적인 물 공급을 보장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기후변화 속에서 댐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댐은 안정적인 수자원 확보와 홍수 예방이라는 두 가지 핵심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며, 불확실한 기후 조건 속에서도 국민 생명과 경제를 보호하는 최전선에 있다.
세계적으로도 댐 운영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단순한 물 저장 시설을 넘어 ‘기후위기 대응형 댐’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각 국가에서는 기후위기 대응, 댐 기능 향상, 수력발전을 통한 에너지 생산을 목적으로 노후 댐을 해체하고, 신규 댐 건설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도 ‘기후위기 대응댐’ 개념을 도입해 이상기후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기후위기 대응댐은 홍수 조절 능력을 강화하고, 수력발전 등으로 지속 가능한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산업용수 수요에 메가 가뭄에도 안정적으로 용수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용담댐 역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용담댐은 전북 및 충청 지역의 안정적인 용수 공급을 책임지는 핵심 시설로, 2001년 11월 준공 이후 연간 6.5억 톤의 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후위기 대응과 댐 시설 안전관리 고도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전에는 인력이 직접 수행했던 시설점검, 유량측정 등을 드론, AI 등을 활용해 수행하는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해 즉각적인 대응체계를 마련했다. 또한 노후화된 시설이나 지진과 같은 위협요인으로부터 댐을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 댐 안전성 강화사업을 본격 추진하며 극한 홍수와 가뭄에 효과적으로 대비할 계획이다.
기후위기는 이미 우리의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으며, 물 문제는 그 중심에 있다. 지금 우리가 대비하는 방향에 따라 미래 세대가 겪을 물 환경이 달라질 수 있다. 기후위기 시대에 댐은 단순한 물 저장 시설을 넘어서, 미래 수자원 확보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용담댐지사 또한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며 안정적인 수자원 확보와 지속 가능한 물 관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
강희완 한국수자원공사 용담댐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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