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과 조제 모리뉴 페네르바체 감독은 세계적인 명장이다. 10살 많은 모리뉴가 10여년 앞서 유럽 축구를 평정한 뒤, 이후엔 과르디올라가 빅클럽을 이끌고 세계 최고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에서 맨체스터 더비를 치르기도 했던 두 명장은 최근엔 서로 떨어진 곳에서 설전을 벌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모리뉴 감독이 이번엔 아름다운 화해의 제스처를 보냈다. 모리뉴 감독은 11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리그 페이즈 6차전 빌바오(스페인)전을 앞둔 공식 기자회견에서 과르디올라 감독과의 논쟁에 대해 얘기했다.
앞서 과르디올라 감독은 지난 2일 리버풀전에서 0-2로 완패하며 리그 4연패 부진에 빠지자 리버풀 팬들의 야유를 받았다. 그는 프리미어리그 우승 6회를 나타내는 손가락 6개를 펼치며 팬들에게 보여줬다. 이후 현지 언론에서는 과르디올라 감독의 이같은 제스처가 모리뉴 감독과 점점 비슷하다는 조롱을 보내기도 했다.
맨유를 이끌었던 모리뉴 감독은 2018-19시즌 토트넘전에서 0-3으로 패하자 기자들에게 프리미어리그 우승 횟수를 나타내는 손가락 3개를 펼쳐 보였고, 첼시 원정 경기에서도 가락 세 개를 펼쳐 팬들에게 보여준 적이 있다. 과르디올라의 이번 손가락 6개 제스처가 모리뉴와 비슷하다며 사실상 비꼰 것이다. 이에 과르디올라 감독은 인터뷰에서 자신은 6번 우승했지만 모리뉴는 단 3번만 우승한 게 차이점이라고 말했다.
가만 있다가 이 소식을 튀르키예에서 들은 모리뉴 감독도 가만 있지 않았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비록 프리미어리그 우승은 3번 밖에 안 했지만 모두 깨끗하고 공정하게 우승했다”고 말했다. 맨시티가 최근 재정 규반 위반 혐의로 막대한 벌금과 승점 삭감, 최악의 경우 강등 징계까지 받을 위기에 처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이후 과르디올라 감독은 모리뉴가 맨시티의 강등을 원하는 사람 중 한 명이라고 다시 답했다.
모리뉴 감독은 핑퐁을 주고받던 서로의 관계를 아름답게 마무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나는 과르디올라와 함께 일했다. 과르디올라는 나를 사랑하고 나도 그를 사랑한다. 나는 맨시티가 강등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공정성을 보고 싶다. 소규모 팀의 이적료가 한도를 초과할 때 처벌을 받을 것이다. 나는 로마에서 그런 제한을 받았다. 내가 원하는 것은 악의가 아니라 정의”라고 말했다. 과르디올라와 화해를 원하면서도 맨시티의 ‘현질’은 그래도 봐줄 수 없었던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