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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에 세계 최대 규모의 인공지능(AI) 데이터 센터가 지어진다. 특히 이 데이터 센터의 건립에는 고 연암 구인회 LG 창업주의 조카손자이자 고 구자홍 LS그룹 초대 회장의 장남으로 알려진 구본웅 씨가 투자자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 18일(현지 시각)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 기업인 '스톡 팜 로드(SFR)'가 오는 2028년까지 전남에 3기가와트(GW) 규모의 초대형 AI 데이터 센터를 짓기로 했다. 다만 전남 내 어느 지역에 데이터 센터를 지을 것인지는 명시하지 않았다.
3GW의 전력을 사용하는 AI 데이터 센터는 단일 규모의 데이터 센터로는 세계 최고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픈AI와 소프트뱅크 등이 미국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추진하는 '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보다도 월등히 큰 규모다.
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미국 10개 지역에 1GW 이상 전력을 소비할 수 있는 데이터 센터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스톡 팜 로드가 구축하겠다고 선언한 데이터 센터는 이보다 3배는 더 큰 수준이다.
3GW는 서울에 주소를 두고 있는 전체 가구의 약 70%(약 300만가구)가 사용하는 전력 사용량에 맞먹는 규모다.
스톡 팜 로드는 본격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아민 바더 엘 딘 공동 창업자가 지난 5일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을 방문해 김영록 전남지사와 AI 슈퍼 클러스터 허브 구축 관련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스톡 팜 로드는 AI 데이터 센터 구축 사업에 최대 350억달러(한화 약 50조원)를 투자할 예정이며 초기 투자 규모만 100억달러(한화 약 15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AI 데이터 센터 구축 사업을 주관하는 스톡 팜 로드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창업한 투자 기업으로 아민 바더 엘 딘 박사와 구본웅 씨가 합작해서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터 센터 구축의 실질 업무는 이 기업의 자회사인 퍼힐스가 맡는다.
스톡 팜 로드의 공동 창업자로 참여 중인 구본웅 씨는 미국 유학을 계기로 전업 벤처투자자로 활동 중인 인물이다.
사업 현장에서는 '브라이언 구'라는 이름을 쓰는 그는 연암 구인회 LG 창업주의 넷째 동생인 고 구태회 전 국회부의장의 손자이며 2022년 세상을 떠난 고 구자홍 LS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구 씨는 구본혁 예스코홀딩스 부회장, 구본규 LS전선 사장, 구동휘 LS MnM CEO, 구본권 LS MnM 부사장 등 LS그룹 경영에 참여 중인 사촌 형제들과 달리 LS그룹 경영에 일절 관여하지 않고 있다.
그는 미국 스탠퍼드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 실리콘밸리에 정착해 2010년 벤처캐피탈 '포메이션8'을 세웠다.
구 씨는 데이터 센터 사업 투자를 결정한 배경으로 "이 프로젝트를 통해 전남이 미래 기술 발전과 경제 번영의 잠재력을 꽃피우게 될 것"이라며 "단순한 인프라 프로젝트를 넘어 새로운 산업 혁명을 위한 발판이 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