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천명의 마이크로소프트

2025-04-07

1975년에 설립되어 1980년대 퍼스널 컴퓨터 혁명의 최대 수혜자였던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난 4일로 설립 50주년을 맞았다. PC 운영체제를 석권한 후 내친 김에 웹브라우저를 통해 인터넷 시대까지 선점하려고 욕심을 부렸다가 1990년대 말 반독점 소송에 걸려 주춤했던 마이크로소프트는 검색과 소셜미디어 등의 기회를 놓친 뼈아픈 역사를 갖고 있다.

하지만 적절한 시점에 최고 경영자를 사티아 나델라로 교체하면서 사업의 초점을 클라우드 컴퓨팅에 맞춰 부활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고, 이후에는 챗GPT를 성공시킨 오픈AI에 과감한 투자를 결정한 것이 이 분야에서 미리 길을 닦은 구글을 오히려 앞지르는 계기가 되었다.

MS의 경영진이 AI에 집중하기로 결정한 계기는 2022년 빌 게이츠의 집을 찾아온 오픈AI의 샘 알트먼이 선보인 GPT-4 데모였다고 전해진다. 게이츠와 MS의 경영진은 AI에게 정치와 역사, 생물학에 관한 질문을 마구 던졌는데 정확한 답을 내놓으면서 신뢰를 심어준 것. 특히 게이츠는 “아이가 앓고 있는 병의 증상을 아이의 부모에게 하듯 설명할 수 있겠냐”고 했는데, AI는 걱정하는 부모에게 공감하는 화법을 사용해서 게이츠를 깜짝 놀라게 했다.

MS가 다음 목표를 제대로 설정했다는 신호는 투자자들에게서 왔다. AI 부문 성장에 대한 기대로 지난 2년 동안 MS의 주가는 80% 이상 오른 것.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성공이 보장된 건 아니다. 일반 사용자들이 무료 AI의 성능에 감탄하는 것과 고가의 사용료를 내는 기업이 AI를 사용해 돈을 버는 것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기업들이 AI에 실망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따라서 MS는 이제 본격적으로 실력을 발휘해야 하는 시점이고, 구글과 아마존, 메타와의 경쟁도 불이 붙었다. MS의 진검승부는 이제 시작이다.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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