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는 계엄사령관으로 활동한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의 직무를 12일 정지했다.
국방부는 “조사 여건 등을 고려해 (박 총장을) 수도권에 위치한 부대로 대기 조치했다”며 “육군참모총장 직무대리는 제2작전사령관 육군 대장 고창준을 지정했다”고 설명했다. 고창준(사진) 직무대리는 육군3사관학교 출신이다.
박 참모총장을 비롯해 비상계엄에 동원된 군 수뇌부가 줄줄이 직무에서 배제되거나 수사선상에 오르면서 대북 대비태세에 대한 우려는 커지는 분위기다. 앞서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특수전사령관 등 육군 중장 3명의 직무가 정지됐다.
정성우(육군 준장 진급 예정자) 방첩사 1처장과 김대우(해군 준장) 방첩사 수사단장, 문상호(육군 소장) 정보사령관도 차례로 직무 정지됐다. 군 장성을 상징하는 별 17개가 떨어질 위기를 맞은 셈이다. 이들의 보직은 모두 대북 대비 태세에 핵심 역할을 한다.
특히 군을 통솔하는 국방부 장관도 지난 5일부터 김선호 차관이 직무를 대리하고 있다. 김용현 전 장관은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로 구속됐다. 더욱이 군 통수권자인 윤석열 대통령의 정상적 국정 운영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상황이어서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군은 누구의 지시를 받고 움직여야 하는가에 대한 불확실성 마저 커지고 있다.
국방부는 수뇌부 공백에 따른 대비태세 우려에 대해 “직무 대리자를 명확히 지명하고 있고 대리자들이 현재 임무를 수행 중으로 야전부대와 작전부대들의 대비태세나 작전 임무태세에 부족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김명수 합참의장 주관으로 ‘현 상황 관련 군사대비태세 상황점검회의’를 실시했다. 회의에는 합참 주요 직위자들과 작전사령부 및 합동 부대의 주요 지휘관과 참모들도 화상으로 참가해 현 상황평가, 군사대비태세 및 군사대비지침 검토, 전략상황 평가 및 대응 방향을 점검했다. 김 의장은 "국가 방위,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 한미연합방위체계 및 군사대비태세 확립을 최우선적인 목표로 임무를 수행할 것" 이라며 "군은 정치적 중립을 유지한 가운데 군 본연의 임무에만 집중할 것"을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