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중국의 한·일 포섭 전략이 구체화하고 있다.
22일 요미우리신문은 중국이 일본인에 대한 단기 방중 비자 면제를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복수의 중국 대형 여행사들을 인용해 중국 정부의 일본 비자 면제 조치에 대한 발표가 11월 중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15일 페루 리마에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총리와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 ‘전략적 호혜 관계’ 추진을 확인하면서 이 같은 움직임이 탄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 대한 중국의 관광ㆍ상용 목적의 15일 단기 방문 비자 면제 조치는 처음은 아니다. 2020년 3월까지 일본과 싱가포르, 브루나이 등 3개국에만 적용됐다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이후 전면 중단됐다.
하지만 경기 부양을 위해 중국은 지난해부터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단기 방문 비자 면제 조치를 확대하기 시작했고 현재 약 30개국에 이를 적용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1일 한국에 대해서도 내년 12월 31일까지 비자를 면제한다고 발표했지만 일본에 대해서는 재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요미우리는 이를 두고 "중국이 트럼프 차기 행정부 아래서 미ㆍ중 관계가 더 악화할 우려가 커지면서 일본을 끌어들이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국 출장이 많은 일본 기업들로부터 비자 면제가 필요하다는 요청이 많아 일본도 중국 측에 비자 면제 재개를 여러 차례 요청해왔지만, 그동안 중국은 자국 내 반일 감정을 의식해 '상호주의'에 입각해 일본도 비자를 면제하라고 해왔다. 일본은 비자 면제는 수용하지 않고 신청 절차를 간소화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시진핑 정권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총리보다는 이시바 총리가 '대중(対中) 온건파'라고 보고 있으며 일본의 투자를 유치하고 싶어하는 중국의 지방 정부들로부터도 재개 요청이 많았기 때문에 이 같은 조치가 경제적으로도 이익이 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