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우리는 왜 남의 말에 휘둘리는가, '거짓 공감'

2025-10-22

소셜미디어에 숨은 '캔슬 컬처'와 '자기검열'의 실체

하버드 출신 심리학자의 공감 피로에 대한 해부

'좋아요'와 '눈치'가 관계의 언어가 된 현실 비판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타인의 감정에 과도하게 동조하면서 자신을 잃어버리는 현실, 그리고 '좋아요'와 '눈치'가 관계의 언어가 되어버린 시대의 피로를 정면으로 드러낸 책이 출간됐다. 하버드대 출신 심리학자 제나라 네렌버그의 인문 심리서 '거짓 공감'(지식의숲)은 '공감'이라는 말이 어떻게 위로의 언어에서 사회적 생존의 규범으로 변질됐는지를 인문·심리학적 관점에서 추적한다.

저자는 SNS 속 형식적인 위로, 직장 내 '좋은 사람' 콤플렉스, 그리고 관계 속 침묵의 예의는 모두 진정성보다는 '이미지'를 중시하는 문화를 '정서적 자기소외'라고 정의한다. 또한 공감의 과잉이 사고의 주체성을 약화하고 감정의 진실성을 훼손한다고 지적한다. '거짓 공감'은 단순한 분석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회복의 방향을 제시한다.

네렌버그는 진정한 공감이 타인의 감정을 흡수하는 행위가 아니라 자신의 감정을 분명히 인식하는 데서 출발한다고 말한다. 공감을 '타인에게 맞추는 기술'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을 정직하게 표현할 용기'이며, 스스로 사고하고 말할 힘을 되찾으라는 것이 요지다. 이어 다름을 인정하고 불편한 대화를 이어가는 용기가 공감의 완성이라는 말도 덧붙인다.

저자 제나라 네렌버그는 하버드대학교에서 사회학과 신경과학을 전공한 심리학자이자 저널리스트다. '인터인텔리전스 그룹(The Interintelligence Group)'을 창립해 신경다양성과 감정 인지 연구를 이끌고 있으며, '유별난 게 아니라 예민하고 섬세한 겁니다'로 국내에서도 큰 반향을 얻었다. 이번 신작에서 그녀는 개인의 예민함을 넘어 사회 전체의 감정 구조를 해부하며, '공감의 피로'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새로운 사유의 틀을 제시한다. oks34@newspim.com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