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공임대주택 미스매치, 입주 문턱 더 낮춰야

2025-10-19

빈집은 넘쳐나는데 정작 입주하기는 어렵다. 정부가 주거복지를 외치며 공공임대주택 물량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지만 수요자들에게는 여전히 문턱이 높다. 빈집이 무더기로 발생하고 있지만 공공임대주택 입주 희망자들은 신청과 입주까지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신청자격과 소득·자산 기준, 보증금 등의 입주 문턱을 현실에 맞게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무주택 저소득층과 청년층 주거안정을 위해 국가와 지자체·LH·지방공사가 건설해서 저렴한 임대료로 장기간 임대하는 공공임대주택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국회 안태준 의원이 LH(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제출받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 7월 기준, 6개월 이상 비어 있는 전국 공공임대주택은 5만8448호에 이른다. 최근 5년 사이 2.3배나 늘었다. 군산 나운4단지와 전주 평화1단지 등 전북지역 공공임대주택의 미입주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렇게 단지별로 수백 세대가 비어 있는데도 입주를 하지 못한 채 대기하는 주민이 수천명에 달한다. 입주 자격이 소득·자산 기준, 무주택 기간, 부양가족 수 등 세부 조건으로 까다롭게 얽혀 있어, 자격은 되지만 점수가 부족하거나 가점이 모자라 탈락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정부가 LH를 통해 직접 지어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인 행복주택의 입주자격을 완화하는 등 공공임대주택의 높은 공실률을 낮추기 위한 대책을 속속 추진해왔다. 올초에도 인구대책비상회의를 열고 공공임대주택 입주자 선정에서 결혼·출산·양육가구 우대 강화 방안을 담은 주거분야에서의 저출생 추가 지원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현장에서의 체감온도는 높지 않다. 여전히 문턱이 높다는 불만이 쏟아진다. 전북지역에서도 LH가 기존·매입 임대주택의 입주자 모집 공고를 잇따라 내고 있지만 현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입주 문턱이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자산가치 변동에 집착해 집값을 걱정하는 수도권 상류층의 요구보다는 보금자리를 마련하지 못해 애태우고 있는 무주택 서민들의 목소리에 먼저 귀 기울여야 한다. 문턱을 더 낮춰야 한다. 인구절벽 시대, 청년·신혼부부 주거안정 지원사업도 대폭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 아울러 주택 공급기관별 공공임대 정보를 한곳에서 볼 수 있는 ‘원스톱 시스템’ 구축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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