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이겼다"…대놓고 싸움 건 샤오미, 짝퉁 논란 왜

2025-10-02

중국 정보기술(IT) 기업 샤오미의 애플 따라잡기는 득일까 독일까.

#지난달 30일, 샤오미의 웨이보 계정에 흥미로운 영상이 올라왔다. 최근 새롭게 출시한 자사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샤오미17과 애플의 아이폰17의 배터리 수명을 비교한 테스트였다. 샤오미는 자사 모델이 7000mAh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한 만큼 공정성을 위해 3692mAh 용량인 아이폰17의 배터리 잔량이 20%에 도달하자 5000mAh 보조배터리를 추가로 연결해 실험을 이어갔다. 산술적으로 아이폰이 총 8692mAh를 확보한 셈이지만 결과는 샤오미의 승리였다. 아이폰17의 배터리가 12시간 15분 만에 종료됐을 때 샤오미18의 배터리 잔량은 26%였다.

“5년 전 아이폰을 벤치마킹했지만, 이제는 정면승부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샤오미는 이처럼 수위 높은 도발을 서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시장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아이폰보다 사양과 가격 측면에서 이득이라는 반응도 있지만 샤오미17 시리즈가 지나치게 아이폰을 빼닮아 “혁신보단 모방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서다.

16 건너뛰고 17로...이름도 바꿨다

샤오미의 노골적인 ‘아이폰 정조준’ 전략은 제품 공개 전부터 시작됐다. 루웨이빙 샤오미 스마트폰 부문 사장은 지난달 15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완전히 새로워진 샤오미17 시리즈가 이번 달 안에 여러분을 찾아간다. 전작보다 한 달 앞당겨 공개된다”고 예고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명칭이다. 샤오미는 작년 10월 샤오미15 시리즈를 공개했다. 순서대로라면 16시리즈가 나와야 하지만 과감하게 16을 건너뛰고 신제품 명을 ‘17’로 정했다. 같은 달 19일 출시됐던 ‘아이폰17’ 시리즈의 명명 방식을 따라 한 것이다. 플래그십 모델 시리즈 구성도 기존 ‘기본·프로·울트라’가 아닌 아이폰이 쓰는 ‘기본·프로·프로맥스’로 바꿨고 출시일도 1년 전보다 한 달 빨라졌다.

이후 지난 달 25일, 기기가 공개되자 유사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는 더 커졌다. 당장 외형부터 아이폰에 맞춰 설계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나왔다. 전작인 샤오미15와 샤오미15 프로, 샤오미15 울트라는 각각 6.36인치, 6.73인치, 6.73인치였다면 이번에 나온 샤오미17과 샤오미17 프로, 샤오미17 프로맥스는 6.3인치, 6.3인치, 6.9인치로 같은 이름을 가진 아이폰 시리즈 모델과 크기가 동일했다.

특히 레이쥔 샤오미 회장이 프로·프로맥스의 장점으로 꼽은 '혁신적 후면 디스플레이'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두 모델은 후면에 2.7인치 보조디스플레이를 배치했다. 아이폰이 이번 프로·프로맥스 신제품에 후면 카메라 돌출부를 가로로 길게 확장한 ‘플래토(plateau, 고원)’ 디자인을 선보였는데 이와 흡사하다. 일부 샤오미 유저들은 “과거 미(Mi) 11 울트라에서 선보였던 디스플레이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말하지만 시기상 아이폰17 디자인을 베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칩셋·배터리 성능 우위…판매 성적 '글쎄'

루웨이빙 사장이 “(아이폰17과 비교해)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고 공언한 만큼 사양은 아이폰을 넘어선다는 분석이다. 예컨대 샤오미17 시리즈에는 세계 최초로 퀄컴의 차세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8 엘리트 5세대’가 탑재됐다. 해외 IT 전문업체들은 성능 테스트 결과 해당 제품이 아이폰17 프로에 탑재된 A19 프로를 앞선다고 보고 있다. 배터리 용량도 아이폰17 시리즈는 3692~4832mAh 수준이라면 샤오미17 시리즈는 6300~7500mAh로 훨씬 크다.

‘카피캣(모방하는 사람)’ 우려에도 샤오미가 아이폰 따라하기에 열을 올리는 건 글로벌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장에서 여전히 애플의 아성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 점유율에서 샤오미(14%)는 삼성전자(19%), 애플(18%)에 이어 3위를 차지했지만 가성비 제품에 기댄 결과였다. 분기별 가장 많이 팔린 제품 상위 10개를 보면 플래그십 모델이 아닌 가성비 모델인 ‘레드미’ 제품만 드문드문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신작인 샤오미17 시리즈 판매 전망도 밝지 않다. '애플 전문가'로 불리는 궈밍치 대만 TF인터내셔널 분석가는 지난달 29일, 자신의 SNS에 “샤오미17 시리즈 총 출하량 전망치가 당초 목표였던 1000만대에서 약 20% 하향될 것”이라며 공격적인 가격 전략이나 마케팅 활동이 없다면 총 출하량은 15 시리즈(약 800만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7시리즈는 현재 중국에서만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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