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라리 옵션 빵빵한 아반떼가 낫다"
현대차 아반떼가 예상치 못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SUV 열풍 속에서도 이 준중형 세단이 그랜저와 쏘나타를 제치고 판매 3위에 오른 것이다. 이에 경기침체 여파 속 실용성을 중시하는 2030 소비자들이 아반떼를 선택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6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아반떼는 9월 신규 등록 6890대로 전체 3위를 기록했다. 쏘렌토(8940대), 카니발(6996대)에 이어서다. 놀라운 건 싼타페, 스포티지 같은 인기 SUV는 물론, 한 체급 위인 쏘나타와 그랜저까지 앞섰다는 점이다. 8월에는 아예 국산·수입차 통틀어 1위를 차지했다. 2022년 4월 이후 3년 4개월 만의 '왕좌 복귀'다. 올해 누적 판매량도 6만1253대로 작년 8위에서 3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2030 직장인들이 아반떼를 선택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최신 아반떼 N라인의 경우 2000만원대 중반이면 웬만한 옵션을 다 넣을 수 있다. 반면 쏘나타는 기본 트림만 해도 3000만원을 넘고, 그랜저는 4000만원대다. 실제로 8세대 아반떼는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 10.25인치 내비게이션, 2열 에어벤트, 무선 충전 등 한 체급 위 차량의 편의사양을 대거 탑재했다. 게다가 복합연비도 15km/L 수준으로 연료비 부담도 적다.
SUV 일색인 요즘 시장에서 세단을 선택하는 것도 나름의 실용적 판단이다. 실제로 아반떼의 전고는 1410mm로 대부분의 지하주차장 진입이 자유롭다. 반면 싼타페(1680mm), 스포티지(1660mm) 등은 구형 아파트 주차장에서는 제약이 있다.
결국 허세보다는 실속, 과시보다는 실용을 택하는 '스마트한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이런 '아반떼 열풍'이 마냥 긍정적인 신호는 아니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예전엔 30대 중반이면 중형차로 넘어가는 게 일반적이었다"며 "준중형 판매 증가는 그만큼 소비여력이 줄었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