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의점의 진화
나카무라 나오후미 지음
워터베어프레스
5만5600개. 일본 내 편의점 점포 수다. 인구 2200명당 1개꼴이다. 시장 규모는 약 110조원에 이른다. “일본에서 편의점이 없는 동네는 없다”고 말해도 무방할 정도다. 그러나 이 낯선 점포가 일본에 뿌리내리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니혼게이자이 신문 등에서 오랫동안 유통업계에 대한 기사를 써온 저자는 일본 편의점 사업이 반세기 동안 어떻게 진화하고 살아남았는지를 이 책에 다룬다. 빵이나 공산품 위주의 수퍼마켓과 다를 바 없던 초창기 편의점의 정체성을 잡아준 삼각김밥의 탄생, 편의점마다 ATM(현금자동입출금기)이 놓이게 된 과정, 편의점이 수천 가지 상품을 유통·관리하는 비결, 업계 2등 로손과 3등 훼미리마트가 추격을 위해 한 노력 등이 책에 담겨있다.
스즈키 도시후미 세븐앤드아이 명예고문, 다케마스 사다노부 로손 사장, 호소미 겐스케 훼미리마트 사장 등 편의점 산업 혁신을 이끌어 온 전·현직 경영진 인터뷰는 자칫 무미건조할 수 있는 기업 성장기에 생생함을 더한다. “저출산 추세에 맞춰 공생 아닌 공쇠(함께 쇠퇴)를 준비한다”는 세이코마트 사장 아카오 히로아키 세코마의 인터뷰는 비슷한 난관에 봉착한 한국의 유통업계에도 화두를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