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진보와 교육발전 격차, 어떻게 불평등 심화하나...노벨상 경제학자의 설명[BOOK]

2025-01-17

교육과 기술의 경주

클라우디아 골딘, 로렌스 F 카츠 지음

김승진 옮김

생각의 힘

교육은 계층 이동의 사다리다. 물론 교육이 ‘계층 대물림’의 통로 변질됐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완화에 있어 교육은 무엇보다 중요한 요인이다. 2023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클라우디아 골딘 하버드대 교수가 소득 분배의 변화와 그 원인, 불평등의 심화에 대한 분석의 틀로 교육과 기술 변화로 삼은 이유다.

기술의 발전과 진화가 고학력자의 소득을 높이고 그로 인해 불평등이 심화한다는 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논리다. 책은 이런 통념에 대한 골딘 교수의 반박이다. 불평등의 장기적인 변화의 양상을 설명하기 위해 그는 ‘교육과 기술의 경주(race)’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기술 발전에 따른 인력 수요의 변화와 해당 수요를 충족시킬만한 공급이 교육을 통해 얼마나 제공되느냐에 따라 소득과 불평등의 수준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골딘에 따르면 20세기 초중반까지는 교육 발전이 기술 진보를 앞질렀다. 기술 진보에 따른 숙련 노동자 수요가 늘어났지만 교육 수준도 높아지며 충분한 공급이 이뤄졌다. 이는 소득 증가와 불평등 축소로 이어졌다. 이를 견인한 것이 자율적이며 개방적이고 관용적인 미국의 교육 제도다. ‘고졸 프리미엄’이나 ‘대졸 프리미엄’ 등을 좇아 교육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도 나름의 유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20세기 후반으로 갈수록 기술과 교육의 경주에 교육이 힘을 잃어가는 모습이다. 기술의 진보로 여전히 고학력 숙련 노동자에 대한 수요는 늘어나고 있지만, 1980년 이후 미국에서 대졸 노동력의 공급은 둔화하고 있다. 결국 수요와 공급 법칙에 따라 고학력 노동자의 몸값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고, 결국 불평등의 심화로 이어지게 된다.

기술 발전이 불평등을 가져온 것이 아니라, 양질의 인력을 길러내지 못하는 교육이 불평등을 심화시킨다는 것이 골딘의 주장이다. 그런 만큼 그는 교육과 기술의 경주에서 교육이 힘을 낼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교육의 질 제고를 통한 학생 역량 강화와, 대학 교육 확대를 위한 장학금 확충 등이 그의 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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