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산업 핵심소재, 이차전지에 이어 로봇까지 중국 의존도 커진다

2025-10-13

반도체ㆍ이차전지ㆍ로봇 같은 첨단전략 산업에서 핵심 소재ㆍ부품의 해외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진단이 나왔다. 인공지능(AI) 분야 핵심 산업인 로봇은 중국산 ‘쏠림’이 특히 심각했다.

13일 이재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산업통상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가장 최근 조사인 2023년 기준 국내 제조업용 로봇에 들어가는 구동부품의 해외 의존도는 80.3%로 이른다. 2021년 조사(77.7%) 때보다 높아졌다. 구동부품 수입은 일본 점유율이 97.8%로 사실상 일본에 전량 의지하고 있다. 구동부품은 모터, 감속기 등 로봇이 움직이고 작업을 할 수 있게 하는 핵심 기기다.

센서부품과 제어부품의 수입 의존도는 줄었지만, 중국 의존도는 오히려 늘었다. 로봇의 눈 역할을 하는 센서부품은 수입 의존도는 같은 기간 66.4%에서 51.5%로 감소한 반면 수입물량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3.2%에서 48.4%로 2배가 됐다. 각 장치의 동작을 지시하는 제어부품 역시 수입 의존도가 51.2%에서 39.7%로 떨어지는 사이 중국 의존도(수입물량 중 중국산 비중)는 22.2%에서 95.8%로 뛰었다.

이차전지는 핵심 소재 대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음극재의 핵심인 천연흑연의 중국산 의존도는 97.7%, 인조흑연은 98.8%에 달한다. 양극재 역시 전구체와 수산화니켈의 중국 의존도가 각각 94.1%, 96.4%에 이른다.

디스플레이 역시 핵심 소재의 해외 의존도가 높았다.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의 경우 RGB 발광소자, 전사 공정장비 등 5개 핵심소재의 해외 의존도가 90% 이상이었다. 디스플레이 주력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핵심소재인 발광유기소재(Dopant)와파인메탈마스크(FMM)도 각각 67%, 95% 이상을 해외 수입에 의존했다. 전략광물 등 희소금속의 중국 의존도도 높았다.

정부는 첨단전략산업 특별법을 통해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바이오 등 첨단전략산업을 지정해 보호ㆍ육성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로봇, 방위 산업 등도 첨단전략산업으로 추가 지정했다. 이 의원은 “겉으로는 기술 초격차를 외치고 있지만, 정작 핵심소재는 특정 국가에 편중돼 공급망 리스크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며 “언제든 특정국에 발목을 잡힐 수 있는 비정상적인 구조”라고 꼬집었다.

전략광물 등에 대한 중국 의존도가 높은 점도 문제다. 지난해 기준 한국광해광업공단이 관리하는 희소금속 31종 중 20종은 중국산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도체의 필수 원재료인 니오븀과 규소는 국내 수요 중 각각 78%, 63%를 중국산으로 충당하고 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의 핵심소재인 갈륨 98%, 흑연 97%, 인듐 93%. 마그네슘 84% 등도 중국 수입 비중이 높았다. 특히 제약 원료인 비스무트의 경우 중국 의존도가 100%다. 중국의 핵심 광물 수출 통제 강화로 수급 불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중국은 희토류 등 전략광물에 대한 수출 통제 강도를 꾸준히 높이고 있다. 2023년 8월 갈륨ㆍ게르마늄에 대한 수출 통제를 시작했으며 그해 12월 흑연을, 지난해 9월 안티모니를, 올해 2월 텅스텐과 텔루륨 등 5종에 대한 수출 통제에 나섰다. 미ㆍ중과의 관세 갈등 끝에 이달 9일에도 희토류와 관련 기술의 수출을 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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