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디어만 있으면 무엇이든 현실로 구현할 수 있다.” 구글 순다르 피차이 CEO가 제미나이 3(Gemini 3)를 소개하며 던진 말이다. 이 말은 인공지능(AI)이 사람의 역할을 '제작자'에서 '디렉터나 큐레이터'로 바꾸고 있음을 웅변하고 있다.
이른바, AI가 더 이상 보조 도구가 아니라, 기획-제작-수정-배포 전 과정을 함께 수행하는 창작 파트너로 안착하고 있다.
최근 공개된 제미나이 3, 나노 바나나 프로(Nano Banana Pro), 오픈AI GPT-5.1은 AI 경쟁의 축이 '누가 더 많이 알까'에서 '누가 더 잘 만들어주고 대신 해줄까'로 옮겨갔음을 보여준다. 이 변화는 광고, 영화, 드라마, 유튜브, 그래픽 디자인, 게임, 애니메이션, UI/UX, 출판, 공연예술 등 모든 크리에이티브 산업의 제작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다.
'기획-촬영-편집-디자인'의 창조산업 기본 흐름이 '프롬프트-리뷰-수정-출시'로 대전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제미나이 3는 고도 추론·멀티모달·에이전트의 세 가지 기능을 결합해 사용자의 의도를 깊게 이해한 뒤 도구를 호출해 작업을 수행한다. 특히 여기에 이미지 엔진 나노 바나나 프로가 붙으면서 포스터, 콘셉트 아트, 제품 광고 이미지를 스튜디오급 상업용 품질로 뽑아낸다.
예를 들어, 영상 감독은 이제 “20대 여성 타깃, 감성적인 겨울 브랜드 필름, 30초, 파리 느낌, 마지막 슬로건 노출” 정도만 설명하면 된다. AI 에이전트가 샷 구성, 카메라 무빙, 조명, 색감, 음악 톤까지 자동으로 제안하고, 나노 바나나 프로같은 비주얼 엔진은 그에 맞는 스틸 이미지와 스토리보드, 심지어 초안 영상까지 만들어낸다. 즉, '생각하는 엔진'과 '그리는 엔진'이 하나의 파이프라인 안에서 동시에 돌아간다.
이는 포토숍, 프리미어, 일러스트레이터를 사람이 직접 돌리던 시대의 종언을 알리는 신호다. AI가 디자인 툴, 영상 편집기, 3D·디지털콘텐츠창작(DCC) 툴을 오가며 자동으로 작업하는 '크리에이티브 에이전트' 역할을 대행해준다. GPT 5.1같은 언어·연출 에이전트는 카피, 내레이션 스크립트, 소셜미디어(SNS)용 변형 문구까지 한 번에 만들어준다.
그저 광고 기획자가 슬로건과 메시지, 타깃, 톤만 정하면 이후 AI가 모든 것을 알아서 필요한 콘텐츠 제작 툴을 호출해 작업을 완수한다.
사람의 역할이 고르고, 다듬고, 승인하고, 책임지는 것으로 바뀌는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툴을 잘 다루는 사람'의 시대에서 AI 에이전트에게 잘 지시하고, 결과물을 큐레이션하는 사람의 시대로 넘어갔음을 의미한다.
디자이너, 영상편집자, 모션그래퍼는 '손기술'보다 미적 판단, 브랜드 이해, 문제 정의 능력이 더 중요한 직업이 된다.
인간 크리에이터의 역할이 방향을 제시하고, 기준을 정하고, 선택하는 사람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첫째, AI시대 크리에이터는 문제 정의자가 된다. “이 브랜드는 무엇을 말하고 싶은가?” “이 영화는 관객의 어떤 감정을 건드려야 하는가?”라는 근본 질문을 던지고 방향을 설정하는 능력이 핵심이 된다. 둘째, 미적·윤리적 심판자가 된다. 수십·수백개의 AI 결과물 중 “우리 브랜드 결대로 보이는가?” “조작·왜곡의 위험은 없는가?”를 판별해야 한다. 셋째, AI 에이전트 오케스트라의 지휘자가 된다. 텍스트·이미지·영상·코드 에이전트가 동시에 돌아가는 AI 스튜디오에서 이들을 조합해 하나의 일관된 작품과 캠페인으로 묶어내는 총괄 디렉터다.
제미나이 3, 나노 바나나 프로, GPT-5.1은 크리에이티브의 개념 자체를 다시 쓰는 창조산업의 핵심 인프라가 되고 있다. 이미지·영상·광고 산업을 '노동집약적 제작 산업'에서 '지능집약적 기획 산업'으로 바꿔놓고 있다. 결국 AI는 누가 더 '진짜 창의력 있는 생각'을 해내는지, 창조산업의 더 큰 창조적 도약과 진화를 요구하고 있다.
최은수 인텔리빅스 대표·aSSIST 석학교수·CES2025·2026 혁신상 심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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