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쿠폰도 못 받아”…이곳, 진짜 위기 왔다

2025-07-31

오프라인 유통업체, 상반기 5년만에 역성장…온라인 전환·기후 변화 ‘이중고’

경기 침체에 기후 불확실성까지 겹쳐…소비쿠폰 기대 속 구조적 대응 필요성

국내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올해 상반기 5년 만에 ‘역성장’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2020년 이후 처음이다. 경기 불황과 더불어 기후 변화, 소비 패턴의 온라인 전환 가속화 등이 겹치면서 오프라인 채널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1% 감소했다. 상반기 기준 역성장은 2020년(-6.4%) 이후 5년 만이다. 오프라인 매출 증감률은 2021년 8.6%에서 2022년 5.4%, 2023년 2.1%로 하락세를 이어오다 올해 마침내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온라인 매출은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해 상반기 7.2% 증가에 그쳤던 온라인 부문은 올해 들어 15.8% 급증하며 반등했다. 소비자의 쇼핑 중심축이 점점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있는 추세가 수치로도 확인된 셈이다.

업태별로 보면 대형마트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줄어, 오프라인 업태 가운데 감소폭이 가장 컸다. 편의점 매출도 0.5% 감소하며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백화점은 해외 유명 브랜드의 매출 증가에 힘입어 0.5% 증가에 그쳤다. 1년 전만 해도 대형마트를 제외한 편의점과 백화점이 3~5%대 성장률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한 둔화세다.

◆민생소비쿠폰, 업태별 온도차…편의점 ‘기대감’ vs 대형마트는 ‘소외’ 우려

백화점 업계는 3월 중순까지 이어진 눈과 급작스러운 기온 하락 등 이상 기후로 봄 시즌 패션 부문이 타격을 입었다. 해외 명품 브랜드 매출이 전년 대비 5% 늘어나며 전체 매출 감소를 가까스로 막았다. 같은 기간 가전·문화, 패션·잡화, 아동스포츠 등 대부분의 상품군은 역성장을 기록했다.

하반기 전망도 녹록치 않다. 업계는 경기 회복이 더딜 것으로 보면서도 정부가 추진 중인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소비심리 회복의 불씨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소비쿠폰 사용이 가능한 편의점 업계는 4월부터 3개월 연속 역성장을 이어온 만큼 정책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소비쿠폰 사용처에서 제외된 대형마트는 매출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2020~2021년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당시에도 대형마트는 사용처에서 배제되며 월별로 5~10%대 매출 감소를 겪은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역성장이 단기적인 경기 침체를 넘어 소비 구조의 전환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분석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의 쇼핑 패턴이 온라인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전통 오프라인 채널의 경쟁력이 점점 약화되고 있다”며 “대형마트는 물리적 접근성과 상품 다양성만으로는 더 이상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어려운 구조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기후 변수 역시 매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는 “최근 기후 변화로 계절성이 예측 불가능해지면서 계절상품 수요 예측이 어려워졌다”며 “오프라인 매장의 재고 운영과 마케팅 전략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소비 구조 재편…오프라인 경쟁력 약화 불가피”

소비쿠폰 지급에 대한 전망도 엇갈린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소비쿠폰 지급이 단기적으로 소비 심리를 자극할 수는 있겠지만, 특정 업태에만 국한된 정책은 유통업 전반의 구조적 회복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형마트와 같은 주요 유통 채널이 지속적으로 배제될 경우 업계 전반의 불균형이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는 단순한 할인이나 판촉 경쟁을 넘어선 구조적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제는 옴니채널 전략을 강화하고, 체험형 콘텐츠나 지역밀착형 서비스 등 오프라인에서만 가능한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소비자가 굳이 오프라인 매장을 찾을 이유를 만들어야만 생존이 가능해지는 시대”라고 강조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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